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604)
우리의 체온과 사색 (61)
성처리가 지은 詩 (23)
일상의 BGM (293)
復旦大學 生活과 工夫 (77)
上海의 外國 人民 이야기 (2)
주소없는 사서함 (0)
Diary (81)
Kommentar (27)
Idea Bank (2)
11년 루구후 독서여행 (8)
09년 전남여행 (3)
Coffee break (27)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Diary'에 해당되는 글 81건
2008. 12. 18. 18:05

제목이 약간 팬클럽에 대한 뉘앙스를 풍겨 좀 거부감이 있습니다만 방금 담배를 태우고 들어와보니 편지가 한 통 와 있더군요. 지난 번 음악CD를 받았던 분 중의 한 분이었습니다. 짧지만 자필로 쓴 글은 지금 제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목 안을 상쾌하게 해주는 목캔디 2개까지... 뭐 지극히 개인적인 오가는 서신이긴 합니다만 이런 따뜻한 글은 마땅히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기 때문에 자필에 자필로 응하지는 못하더라도 포스팅하는 것으로 그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합니다. 부천에 사시는 김**님. 이름으로는 여자분인지 남자분인지 판단이 잘 안 서지만은 여자분이면 마음이 설렐까봐 남자분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즐겁고 따뜻한 연말 되시고, 알찬 방학 보내시길 바랍니다.

 
 
***님께.

안녕하세요! 전 이번에 CD를 신청했던 김**라는 대학생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남기긴 했지만 그것으로는 너무 미흡한 것 같아서 이렇게 몇자 적습니다. **님 아니었으면 제 평생동안 들을 기회조차 없었던 주옥같은 곡들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 드리고 있습니다. 진짜 요즘은 이 두 CD에 있는 곡들만 듣고 다니고 있습니다.^.^

2008년이 끝나갈 무렵 너무나 감사한 선물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도 많이 들이고 보내는 특급우편료도 많이 드셨을거라 예상이 되는데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정말 잘 들을게요.^^

저물어가는 2008년, 마무리 잘 하시구요. 다가오는 2009년도에도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어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종종 블로그에도 들릴게요~

김**씀.



사실 그렇게까지 일이 확대되리라 생각하고 벌였던 일은 아닙니다. 하다보니 좀 많이 번거로워지긴 했는데 여튼 결과적으로는 저 역시 매우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에 들어가는 정성과 비용은 매우 부차적인 문제라 생각이 되구요. 2009년에는 이성을 좀 만나봐야 할 것 같은데 몇 일 전 용산CGV에서 急봤던 사주에서 내후년에 결혼할 운이라고 합니다. 저를 사회적으로 튼튼한 위치로 올려주는 토대 역할을 할 반려자를 만난다나 뭐라나.. (친구는 그 말을 듣더니 曰 : "그러니까 여자 등 처먹고 산다는 얘기구만."이라고 하더군요. -_-; 아마 사주대로라면(?) 내년에 뜻하는 일은 다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안 이루어지면 좀 많이 슬플 것 같네요. ㅎㅎ 그리고 CD받은 다른 분들 혹시라도 이 포스트보고 압박 느끼지 마세요. 아아~ 절대 압박이 아닙니다. 아니예요.(강조)
2008. 12. 8. 05:11


(작품명: 꽃이 필 때, 송기원 시, 이인 그림. 협찬: 블로그 이웃 레이라 양)


출근 좀 제대로 해보자고 12시도 안 되어 잠자리에 들었던 게 실책이었다. 새벽 2시경, 깨어나 TV를 켜 좀 보다가 이어 컴퓨터를 켜고 pajaro sungrise, priscilla ahn, 오지은(예약), 브로콜리 너마저(예약), 장세용 2집을 질렀다. 잠이 오진 않지만 실로 오랜만에 일상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억지로라도 자야겠단 생각을 해 본다. 주말 내내 청소를 하고 밥을 먹은 것 이외에는 생산적인 활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티비를 보고 인터넷질을 하면서 담배를 연신 피워대는 소모적인 일 밖에는 없었다. 이 모든 것이 한파가 몰아닥쳤기 때문이라 자위한다. 난 겨울이 오면 이른바 '동면'에 들어간다. 곰도 아니고 뱀도 아닌 것이 왜 동면에 들어가는 것일까. 뭐 까짓 것 이유와 상관없이 동면 속에서도 나름(?) 건질 것이 있으리라 믿어 본다.

12월 8일 월요일, 다소 이른 연말 정리를 해볼까 한다.
1월에는 모처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 이게 다 안정적인 벌이가 있기 때문일테지만 살면서 돌아보니 좀 더 깨끗하고 신축의 집으로 이사하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안 해봤다고 한다면 거짓일테다. 지금으로서는 매달 지출되는 월세가 부담스러워서라도 좀 더 돈이 있어 전세로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데 확정할 수 없지만 언젠가 전세를 살게 되면 또 집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진 않을까. 물론 집에 대해 큰 욕심은 없으니 그럴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다.

3월에는 모교로 첫 강의를 나가게 되었다. 전공 4학년의 '인터넷과 중국어'란 과목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버벅대는 컴퓨터와 더불어 버벅대는 한 학기 강의였다. 나에게는 그리고 소위 나의 가르침을 받은 그들에게는 무엇이 남은 한 학기였을까 싶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누군가를 대한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임을 절감한다.

봄은 촛불의 계절이었다. 꽤 많은 초를 허비했음에도 불구하고 MB치하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다. 무엇을 바꾸기에는 촛불이 너무나 약했던 것은 아닐까. 한 가지 그때 기억나는 것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나의 정치적 성향이 표출되고 메인에도 올라가면서 정들었던 이웃 한 명이 떠났다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이 이토록 사람 사이의 간극을 벌어지게 하는구나란 안타까움보다는 그 대상이 '여성'이었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이걸 지금 농담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어느 날, 촛불과 같았던 그녀를 만 1년 몇 개월 만에 보게 되었다. 어색했다. 내 마음이 많이 나아졌음도 알게 되었고, 또 여전히 아련함이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 더 큰 것인지는 확답을 못하겠지만...) 그 후 어쩌다 가끔 문자를 주고받기는 하는데 그 뿐이다. 그것도 어느새 두 달이 넘었다. 그리고 최근엔 손지연의 앨범 1,2,3집을 모두 구매하여 그녀에게 보내는 뻘짓도 실행했다. 올해 그녀에 관한 모든 사건의 전말이다.

여름엔 무엇을 했는가. 무지하게 더웠다란 생각 밖에 나질 않는다. 별로 기억나는 것이 없던 여름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겨울보다는 나았으리라 생각한다.

가을에는 독서의 계절임을 방증이라도 하기 위해서 1년 반의 휴학을 끝내고 '복학'을 단행. 여전히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적인 덕목인 '독서'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좋았다. 역시 난 학교에서 빈둥대는 것이 체질에 맞는다. 물론 종합시험 준비에, 오랜만에 해 보는 발제들과 앉아서 들어야 하는 수업이 못내 지루했지만 말이다. 빈둥거리면서 공부는 안 하고 불량학기였다. 그래도 이제 일주일이면 불량학기도 해방이다.
 
그리고, 12월. 여전히 난 지긋지긋하게 회사에 다닌다. 이제는 밀려있는 카드값 때문이라도 꾸준히 다녀야 할 판이다. 357일이면 회사를 자연스레 그만둘 수 있으니(사실 대안이 없어서다.) 버텨 볼 생각이다.

지난 금요일, 내심 기다렸던 다음 학기 강의를(위에 언급했던 동일 강의) 맡긴다는 연락이 왔다. 일단 앞뒤 안 가리고 수락한다고 했지만은 회사를 다니면서 시간을 뺄 수 있는 것은 하루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음 학기는 개인적으로 수료도 해야함에 따라 수강하는 세 과목 중 두 과목 정도는 자가학습을 통한 방안으로 가야 강의도 하고 수료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본인이 다니는 학과가 2년 전 폐과가 되어 학생이 거의 없기에 나를 위해 개설되는 한 과목 정도는 자가학습이 가능할 듯 싶지만 한 과목이 문제다. 1월 중에 다음 학기 시간표가 나와봐야 알겠지만은 오승렬 선생님의 수업을 충실히 듣고 강의를 하면서 다른 두 과목은 팽겨치기 전략을 꼭 실현시켜야 한다. 이렇게 설렁설렁 가도 되나 싶지만 뭐 선택은 늘 이렇게 쉽다.

공부는 꾸준하지 않은데, 심심함과 외로움은 꾸준하다. 동면의 계절이라지만 이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겨울엔 책을 좀 읽어볼까도 심각히 고민 중이다. (내가 얼마나 심심해하는 지 이해할 것이다.) 언제나 책을 가까이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 참 생산적인 방향이라고 스스로 감탄하는 현실이 웃기다.

올해가 간다. 그리고 내년에는. 일상을 소소하게 그리고 유치한 얘기도 진지하게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계획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싶다. (학위 취득보다 어려운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실행과정이 없는 희망사항으로만 남겨 둔다.      

나에게는 꽃이 아니었음에도 꽃이라고 생각했던 한 해였는데, 여러분에게는 어떤 한해였던가요.

연말정산 끝.
2008. 12. 4. 18:07
CD가 발송되었습니다. 내일 도착할 것이라고 모두 문자 넣었는데 해외에 계신 송영아씨만 확인하시면 될 듯 싶어 포스팅합니다. 그리고 주말 내에 음악을 다소 정리하려고 합니다. 단속이 요즘 심하다 해서 압박을 느끼고 있어서요. 네임밸류가 있는 아티스트를 선별하여 우선 정리할 생각입니다.

이거 시행과정에서 고생 좀 했는데 즐겁긴 하네요. 모두 즐감하세요~ 저녁 먹으러 가야겠네요.
2008. 11. 10. 22:10

가을맞이가 아닌 '늦가을 대방출' (zzacnoon을)

단, 디스카운트는 하지 않습니다.
2008. 10. 9. 02:35

그림 : 김준

2008년 9월 16일    

홀로 계시던 장모님께 엄마가 외롭지 않으세요 라고 물으니까
장모님 왈 "인생은 어차피 혼자 아닙니까. 누구나 혼자니까요."
라고 대답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전경린은 이런말을 했었지.
사랑이 사람을 외롭게 하는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없어 스스로 외로움으로 고립된다. 라고.

그녀는 또 말했다.

혼자있는 사람이 외롭다는건,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오해야.
사람은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어
외로운거야. 진짜 어른이 되면 타인에게서 사랑을 바라지
않게된다. 묵묵히 삶에 복무하는거지. 라고.

집에 돌아오는길에 그런 생각 했다.
나 이제 들어간다고 누군가 문자보낼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이런 종류의 외로움을 느낀다는건 어려서 그렇다는..?
모르겠다. 공감할 수 있을것 같으면서도 아닌것 같애.

출처: 언니네이발관 (http://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 일기 中


우연히 위의 글을 보게 되었는데 아마도 리더 이석원이 쓰지 않았을까 싶다. 전경린이 한 말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의 불완전한 모습을 설명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충분히 동의한다. 그렇지만 '진짜 어른이 되면 타인에게서 사랑을 바라지 않게 된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문장이 불완전한 인간에서 좀 더 개선된 형태로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설명하려 했다면 타당하겠지만은 어느 누구도 진짜 어른은 될 수 없다는 것이 내 견해이고, 묵묵히 삶에 복무하게 된다는 것은 결국 이제 더이상 철없이 사랑만 바라게 되지 않고 주도적으로 사랑을 할 수도 있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석원의 마지막 문구처럼 '나 이제 들어간다고 누군가 문자보낼 사람이 있는 것은'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되겠다.

결국 외로움이라는 것도 능동적인 사랑을 하지 않음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젊은 남성들에게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의 섹스만큼 환상적인 것은 없다.  여성 동지들은 어떤 것이 환상적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사랑만큼 명료한 것이 없다.
2008. 9. 16. 13:35

무료한 생활에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자전거님을 急 영입'하기로 하였다. 사실 생각은 줄곧 있었지만은 어젯밤 인터넷에서 삘이 꽂힌 이후에 지름신이 강림하여 산다는 것이 강력한 이유이다.

상품명은 허피코리아의 '비토'이다. 뭐 이탈리아어로 '생명'이란 뜻을 가졌다는데, 화이트, 그린,  블랙, 레드 중에 레드가 가장 뛰어난 색감을 가진 듯 해서 구매하기로 하였다. 레드는 거의 모든 곳이 품절된 상태라 초절정 검색 신공을 발휘하여 강북의 한 자전거영업점 홈페이지에서 간신히 구매하였다.  덕분에 인터넷최저가인 238,000원에 사지는 못하고 265,000원에 좀 억울하게 구매하게 됐지만 완전조립해서 보내주는 데다가, 사은품도 있으니 이쯤에서 만족하기로 한다.

생각대로 봄, 가을에 나의 충실한 나들이용이 될 지, 아니면 얼마 가지 못해 급매하는 일이 발생할지 모르겠지만은 여튼 우리집에서 노트북 다음으로 가장 고가품이 (경*탄생*축) 하였다. 아무래도 밖에 내놓지도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건 아닌지...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하고 사는 것이 좀 아쉽다. 그렇지만 직관을 믿는다. 이름도 지어줘야 할텐데...

참..이 자전거는 최근에 개봉했었던 한효주 주연의 '달려라 자전거'에서 화이트 색상으로  이미 출연한(?) 바 있다. 한효주가 부른 OST도 올리니 즐감하시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사진은 탤런트 이연희 양의 미니홈피에 있던 사진이다. 사실 이 사진을 보고 급 영입 결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전거 구매한 곳에서의 전면 사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사용자의 적비


영화 '달려라 자전거' OST 中 '한효주 - 달려라 자전거'
2008. 8. 25. 13:23

돌아오는 새달 7일이면 조직이란 곳에서 소속되어 일한지 만3년이 된다. 즉 박사과정에 입학한 지도 만3년이 된다는 이야기다. 처음 박사과정에 입학하고 잇따라 취직도 하게 됨에 따라 개인적인 '몇 가지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3년을 돌이켜 보면 일면 너무나 안정(?)적인 탓이었던지 세웠던 계획들의 '수행지표'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엇비슷하게 된 것이라고는 3학기를 마쳤다라는 것 뿐이다. (간혹 석사를 마치는데 4년 반, 박사과정 수료를 3년이 가도록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주변 지인들이 아쉬움을 표하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어쩔 수 없다. 이렇게라도 굼벵이 기어 가기라도 하는 건 다행이기도 하고 의지의 산물이다.) 남은 몇 가지의 목표는 진행중인 것이 하나 있고, 관점에 따라 도출되는 결론이 다소 상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직 뭐라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겠다. 그러나 역시 공부를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퇴근 후 책을 읽는 것에 소홀한 3년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도 없는 사실이다. 좀 더 노력한다고 스스로 되뇌이고 있는 형편이지만, 이래저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생기는 소소한 일상의 치임들이 뜻대로 되지 않게 하는 핑계 뿐인 이유도 생기게 마련이다.


각설하고, 2학기 복학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 주 금요일 다음학기 강의가 없을거라는 간접적인 확답을 받고, 또 주말을 보내면서 일련의 감정의 꼬임이 있었던 탓이었던지 월요일 아침, 문득 다음 학기 강의시간표를 뒤져봤더니 딱 9학점을 들을 수 있는 길이 있더라. (매학기 3학점짜리 3과목씩 4학기를 들어야 수료를 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하루 밖에 시간을 빼지 못해 3학기를 이수했어도 실상 4학기 중 2학기 이수한 것에 불과하다.)

작년에 휴학을 하고 1년 반간의 공백이 있었던 까닭은 물론 강의 한 학기와 더불어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의 결과에 따라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고, 처음부터 계획했던 일환에 의해 휴학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진행하는 일에 상관없이 하루에 9학점을 듣는다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들어 놓고, 마지막 한 학기 9학점을 남겨 놓으면 내년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기점으로 수료한다는 표면적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사 3학기를 보내는 동안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 반, 또 하루에 수업을 반드시 두 과목씩 맞춰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인해 의도했던 적은 없지만 다소 수월한 과목들 위주로 들어 남은 학기는 그나마 좀 자극이 될만한 과목 위주로 들을 생각이었는데 선택하려는 '화요일' 개설 예정 수업들도 뭐 그냥 무난한 편이다.


수강하려는 과목은 없어진 일반대학원 우리 과의 '중국지역연구방법론', 통폐합된 까닭에 지역대학원에 가서 '중국인의 사유와 행위연구', '중국정치세미나' 이렇게 3과목인데 사실 중간에 언급한 과목 말고는 석사때부터 줄기차게 반복했던 것들이라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그렇게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반복학습 차원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중국인의 사유...(후략) 이 과목은 강의계획서를 보니 나름 많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생각케 하는 효과 정도는 발휘할 듯 싶다.


하루 만에 복학을 결정하는 것도 그렇고 비싼 등록금도 고려해야 하니 다음 주 정도까지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려고는 하는데 이미 마음은 70% 기운 것 같다는....;;


인생 뭐 있나. 선택하면 그냥 가는거지. (20대 중반의 선택이 요 모양까지 왔지만은.. 아무래도 중년이 넘어서도 이렇게 대책없는 인생을 살 것 같다는 예감이 들긴 하는데 뭐 앞이 안 보이는 인생을 사는 것 역시 피곤하지만 긴장감이 있어 좋다. 목구멍에 거미줄은 때때로 치겠지만은... 요즘 실용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많은데뭐 아무래도 그런 사람들보다는 말년에 마음은 편하지 않을까 싶다. 뭐 하긴 그 사람들도 그것이 진실이라 생각할테니 죽을 때까지는 몰라서라도 마음이 편할거다.)


부언하자면 요즘 보훈처에서 하나 따 온 부업알바 노가다 작업하느라 정신 없다. 땡땡 놀다가 급하게 하려니 마음만 급하고 이걸 빨리 끝내야 여름휴가 쫘악 한 번 가주면서(올해는 서울이라도 좀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것 같지도 않다.) '굿바이 썸머'라도 날려줘야 하는 것인데... 여튼 그 1차전으로 이번 주 토요일 '제이슨 므라즈'동생은 꼭 보러 간다.


헛소리 그만하고 자야겠다. 졸리다.  

2008. 8. 25. 13:23

사무실에 남아 있거나 하면 주로 우리 회사 건물 뒤 수출보험공사(광화문 커피빈이 있는 건물) 지하식당가에 가서 주로 저녁을 해결하곤 한다. 어제도 자취생의 저녁을 해결하고자 식당에 다녀왔는데 지하에서 올라오면 곧바로 그 유명한 공안과로 건너가는 작은 횡단보도가 있다. 그 횡단보도 옆에 갑자기 어떤 현수막이 걸렸는데 그 현수막 광고는 다음과 같다.


"전설의 싸~비스! 武橋안마"라는 간단한 광고문구가 있다. 일단은 '싸~비스'라는 문구로 인해 밥먹고 돌아오는 길에 동료들과 잠깐 '싸~비스의 상투적이지만 기발함'을 언급했었다. (뭐 무교동의 유흥문화는 이미 오래 전에 죽었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그 곳에 굳이 가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지는 않지만은 말이다.)


개교기념일이라 휴강이 된 것을 핑계로 모처럼 대학원에 와 북적거리는 학교 분위기에 학교로 빨리 컴백하고 싶다는 생각을 살짝 한 다음에 후배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주님을 살짝 모신 덕분에 초저녁부터 한 시간 반 가량 잔 덕분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왜 그 '싸~비스'생각이 났는지는 모르겠다.


여튼 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전설의 싸~비스'를 보여준 기억이 있는지, 매 사람마다 모두 이른바 전설의 싸~비스로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회는 아직 그리 절망스럽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2008. 8. 25. 13:22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성년의날, 부부의날 등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이다. 9시 뉴스를 보고 있는 중에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는 스승의 날이 다가왔으니 같이 부담을 해서 선물을 준비하자는 이야기였다. 사실 전화를 받기 전만 해도 스승의 날이 다가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은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물론이지 그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아무래도 그냥 넘어갔을테다. 이야기 끝에 그 선물준비에 나 역시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나서도 내내 스스로에 대한 못마땅함을 지울 수 없다. 첫째, 평소에 권력관계가 상정이 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가급적이면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견지해온 터 였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선배가 하던 말대로 강의를 하고 있는 가운데는 학점을 매개로 한 학생과 선생의 권력관계가 발생한다. 그리고 나 역시 스승들을 통해 강의를 배정받는 시스템 하에서는 마찬가지로 모종의 권력관계가 형성이 된다. 그런 사정에서는 어떤 데이즈를 막론하고 선물을 주는 행위가 결코 순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내 아집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난 그 '행사'에 동참하기로 했다. 통화를 하면서 만들어낸 나의 명분은 ① 처음 강의를 나가게 된 것이니 그 어떤 성의표시는 해야되지 않는가라는 것, ② 그래도 스승은 스승이니 첫 해는 해도 되겠지 하는 안일함 ③ 6명에게 하는 것이니 3명이서 나누어 하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은 되지 않겠지라는 등 이었다. 한편으론 선물금액의 조정에서 오는 속물적 타산도 스트레스였다.


사실 이렇듯 평소 가져오던 생각과는 다르게 아주 자연스럽게 포섭되어 버린 나의 행동을 두고 내 자신이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정말이지 이런 여러 기념일에 대해서는 징글징글맞단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모든 기념일과 축의금 혹은 부조의 행태를 청산하자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기념하고 또 축하하며 위로하는 마음을 선물로 하는 것은 당초 좋은 취지라 할 수 있다. 다만 형식적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과 또 그 선물의 주고받음을 통해 인간관계를 한 차례씩 재정의하는 일련의 과정이 성가신다.


힘들겠지만 앞으로도 딱 두 가지만 지켜졌으면 좋겠다. (내 자신만이라도...) 부모 혹은 자식의 생일, 친구의 결혼이나 애사, 그리고 연인간의 기념일 등 되도록이면 순수할 수 있는 기념일을 제외하고 사회 안에서 권력관계가 발생하는 시간 속에서는 갑을간에 어떤 작은 선물이라도 오가는 것은 자제되었으면 하는 것이고, 내게 축의를 한 금액과 발걸음의 유무 등 한 차례의 행위를 두고 그 이전 우리가 서로간에 수없이 쌓아왔던 추억과 정(情)을 일순간에 날려 버리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떤 날을 함께 기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액수나 형식에서 좀 더 탈피하여 평소에 마음을 주고 받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라는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너무나 요원한 일임도 알겠다.  

2008. 8. 25. 13:20

내가 사는 건물에 유기견이란 새로운 식구가 들어온 지 열흘 정도 되었다. 지난 주 수요일 무렵 집에 올라가려고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 102호 창문 쪽 빈 공간에 강아지 한 마리가 이리저리 경계의 눈빛을 날리면서 우리의 만남은 시작된 것이다. 처음엔 저 녀석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호기심에 말 좀 걸어보려고 다가갔지만 사람의 접근을 피하며 도망다니는 모습을 보며 서로 알지 못함에서 오는 호기심보다는 얄팍한 관계의 시작에서 오는 아린 마음이 더 물씬 느껴졌던 까닭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날부터 나와 강아지의 엷은 관계의 근육을 키우기 위한 나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한 3~4일간은 천하장사 쏘세지 등을 사서 먹기 좋게 잘게 썰어주며 잘 보이려고 노력했고, 치킨을 시켜 먹었을 때도 고기를 잘게 찢어 주고는 했지만 이 녀석은 도통 마음을 주려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것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었다면 난 아마도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다행인 것은 나 말고도 다른 층 사람들도 신경을 써주고 부동산 아주머니도 수시로 오가며 사료도 넣어주고 했던 탓인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요 녀석의 태도는 약간씩 친근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 3일 전부터는 아침저녁으로 내가 드나들 때 여전히 내빼기 일쑤이지만 좀 거리를 유지한다면 먼저 달라드는 것이다. 그러다 다시 돌아서면 영락없이 줄행랑을 놓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막다른 곳에서는 이제 쓰다듬을 허용하기까지 하는 관대함을 보여준다.


그래서 오늘은 낮에 출장준비를 위해 사무실에 나가기 전에 우리 건물을 관리하는 부동산에 들러 다른 층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모두 동의한다면 내가 한 번 주사도 맞히고 미용도 시켜보겠다는 말을 하고는 사무실에서 워드 한 장을 작성해 밤에 돌아와 101호부터 301호까지 다섯 집의 문 앞에 A4 한 장씩 붙여두곤 들어왔다. 즉 유기견에 대한 사연과 공동으로 키우는 것에 동의한다면 연락처로 문자를 보내주십사 하는 내용인 셈이다.


사실 어렸을 때 집을 나간 녀석 이후로 강아지를 제대로 키워본 적도 없어 강아지와의 관계쌓기에 무지할 정도인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특히나 유기견의 경우 아껴줄 수 없다면 애초에 키우지 않는게 좋다고 하던데 말이다. 아침에 나가 저녁 늦게나 돌아오는 편인데 다른 학생 등이 같이 잘 돌봐주겠다고 동의해주었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건강을 되찾게 하고 예쁘게 만들어서 가끔 학교에 가서 산책도 같이 할까 한다.      


이제 날이 밝으면 근래 SBS미니시리즈 온에어에서 한참 보여주고 있는 대만으로 일주일간 출장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번에는 타이베이 뿐만 아니라 타이중의 근방 난터우까지 여정에 잡혔다. 좀 피곤함이 예상되긴 하지만 새로운 곳에 가 본다는 것, 그리고 고 녀석이 잘 지내고 있을까 하는 아릿한 그리움으로 피곤함을 좀 달래보려 한다.


※ 휴대폰으로 찍은 그 녀석의 사진을 좀 올려볼까 하다 sky드라이버 설치가 말썽을 부려 30분 넘게 헤매다 포기한다. -_-; 시간날 때 다시 도전하리라.

2008. 8. 25. 13:20

1.

이대로 꽃샘추위도 없이 봄은 오고야 마는 것인가. 아직 꽃샘추위는 올 것이라며 믿으며 외투도 옷장에 넣어두지 않고 그대로 걸어두고 있다. 알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변화이고 또 추운 것을 전혀 좋아하진 않지만 이삼일이라도 왔다가 가면 봄이란 계절이 더욱 그다운 봄이 될 것 같다.


2.

갑상선기능항진증 약을 복용한 지 1년 10개월이 되어간다. 처음 1년간은 2알 2차례 복용에서 시작하여 반알 1차례까지 줄었다가 도돌이표를 그리고 다시 반알 째 석 달 넘게 복용 중이다. 이대로만 잘 간다면 여름쯤 이제 복용을 중단하고 잠정적 완치를 선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치유가 더딘 까닭은 외적으로는 끊지않고 줄기차게 뿜어내는 담배와 줄지 않는 커피 음용을 거론할 수 있겠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는 무탈하고 단조롭기 그지없는 일상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연애'가 자리잡고 있다. 개인적인 공부의 목표와 달성, 그리고 강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무엇보다 사랑을 해야겠다. 몸도 마음이 심히 외로운 연유겠지만 한편 건전한 '사랑'도 해야 갑상선을 단절시키는 것에 일조도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3.

올해 들어 부모님께 드린 돈은 쿠쿠밥솥 18만원, 카드값 15만원, 용돈 35만원 정도다. 그리고 오늘 돈이 필요하다 하셔서 20만원을 또 보내드렸다. 평상시 드리는 것보다 액수가 늘어나 약간은 부담스러워하는 마음과 또 그것을 생색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스스로에게 들키자 저녁에는 웃음이 나왔다.

'받은 건 기억도 못하는 속물 덩어리'    


4.

이제 다음주면 강의도 4주차에 접어든다. 여전히 아직도 강단에 서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다. 봄이 한참 익어가는 5월이 되면 좀 덜 어색하지 않을까. 학생들을 바라보면 이 '플로케(눈송이)'라는 북극곰을 쳐다보는 느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8. 25. 13:18

1. 반복적으로 일정한 흐름이 없고 논점없이 튀어나오는 말들.


2. 어색하기 그지없는 시선처리.


3. 제멋대로 새는 발음.


4. 그리고 일관성있는 몇 가지 원칙들.


왕복 4시간 40분의 이동거리를 포함한 12시간 동안의 강행군을 하고 나니


노곤한 몸과 더불어 목이 몹시 칼칼한 후유증이 잔존하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겠다.   

2008. 8. 25. 13:17

아직은 확연히 잡히는 것이 없지만 지난 주 강의소개 이후 강의계획서에 근거한 구체적인 계획을 부랴부랴 준비하느라 이제껏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이놈의 벼락치기는 아마도 평생을 하려나보다. 어제 낮에 발표를 정하고 과제를 배분해야 하는 문제로 수강정정기간에 변동이 생겼나 과사무실에 전화를 했더니 담당한 주,야간 중에서 주간 인원이 약 5명가량 빠져 나갔다고 한다. 전해 듣자니 강의소개에서 언급한 두 개의 과제와 1인당 1~2건의 발제가 부담이 된 모양이다. 그 얘기를 듣고 집에 오면서 생각해 보니 학생들의 심사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야 한 과목이지만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은 이런 과목이 5~7과목이 될테고 그 모든 과목이 적당한 과제와 발표가 있다면 부담이 될 것임은 틀림 없겠다. 하긴 강의를 하는 우리들도 여러 과목을 맡게 되면 평가에 있어 도저히 교정을 봐줄 수 없는 관계로 텀페이퍼 등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한다. 우리도 강의 이외에도 스스로 해야 할 연구란 것이 있으니 말이다. 과거를 돌이켜봐도 텀페이퍼를 내게 되면 코멘트를 해주는 선생이 존경스러울 정도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선 신참강사로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원칙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 것일까? 평가방법에 대해 스스로 고민도 해보고 주위에 문의도 구해본 바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저어되기 그지없다. 상대들은 중고등학생도 아닌 성인인 대학생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학생들의 원하는 모든 것을 모두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귀를 쫑긋하고 언제나 열어둬야 함도 사실이다.

 

그리고 강의를 진행하면서 내가 가진 여건으로 인한 강의준비의 충실도도 다소 걱정이 된다. 초보강사인데다 어디 한 곳 참고할 곳 없는 새로운 유형의 교과목을 맡은 이상 보통 3학점짜리 한 과목의 1주 준비를 하는데 적어도 9시간 이상은 투여해야 하는데 그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지금이야 6학점 한 과목에 불과하지만 전업강사로 나서게 될 경우에는 더 그런 시간조정이 빠듯해 내 공부는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라는 항상 듣던 얘기들을 목전에 둔 느낌이다. 이러니 강사들 각자가 가진 여건에서 강의준비가 부실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고 그래서 강사들 사이에서도 스스로 학생들에게 '사기'친다는 자조가 생겨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는다. 생계문제 때문에 취직을 했고 학업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 강의를 나가면 시간당 4만원인데 지금은 겸직상태가 될 수 밖에 없어 시간당 2만 8천원을 지급받는다. 지금이야 정규적으로 받는 적지않은 월급이란 것이 있으니 금전에 상관없이 강의를 할 열정이 있지만 일을 그만둔 뒤 학교로 돌아가서 전업으로 공부를 하고 강의를 하게되면 그 열정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동안 스스로의 앞날에 대해 수없이 고민하면서 이 모순과 역설의 삶을 꿋꿋이 견지해 나갈 것이라 생각해왔고 재차 다짐해 보지만 간간히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저 자위할 수 있는 것은 일생을 공부할 수 있고 또 가르침을 통해 두 번 배울 수 있는 길을 갈 수 있다는 두 가지 사실이 모든 것을 메꿀 수 있을만큼 크나큰 의미란 것 뿐이다.

 

앞으로 많은 것을 지키겠다 말하고 싶지는 않다. 가감없이 지금 가지고 있는 삶의 70%에서 단 30%의 진실만 간직할 수 있다면 그로 족할 것이다.    

2008. 8. 25. 13:16

1. 새해를 시작하면서 이사를 마무리하였다.

2. 회사일은 마지막 3기(1937~1945) 조사에 접어 들었지만, 잦아들었던 업무불만족도가 높아져 간다.

3. 휴학을 한 지 만1년이 되었고, 강의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

4. 뭔가를 계획중인데 자칫하면 1년이 늦춰질 수도 있고, 휴학하는 기간을 이용하여 절차탁마해야 하는데 초조해지기 시작하다.

5. 나는 포퓰리스트인가.

6. 내게 새해의 의미는 무엇인가.




1. 지난 주 목요일 이사를 마무리했다. 몇 년을 그냥 그렇게 살다가 그나마 사람답게 넓혀온 원룸이사에 만족하고 있다. 예전에 살던 집보다 넓은 방이 있고, 작지만 거실과 싱크대가 있는 소중한 공간이 생겼다. 다소 무리는 했지만 이 공간이 내게 발전적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들 연애나 결혼을 해야 한다고 얘기들은 하지만 그리고 나도 그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 현실은 머나 멀고 또 그럴만한 대상도 없다. 타인의 눈에는 그저 그래 보일지라도 지금의 서식공간은 지극히 만족할 만하고,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는 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미뤄두기로 하자.


2. 회사 일은 마지막 3기 조사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1년 5개월, 연장을 결정한다면 1년 11개월이란 시한이 남았지만 그 시한에 관계없이 내년 여름이 되면 미련없이 회사를 떠나 배고파도 즐거운 학교로 돌아갈 것이다. 전반적으로 폐지다, 통폐합이다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회의 의결을 거치는 이상 4월 총선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고, 이런저런 현실적 여건을 감안한다면 조직이 올해안에 공중분해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그러다 보면 회사 일은 마무리되는 시점이 자연스레 도래할테고 다만 특별법에 임기가 보장된 정무직이 바뀌는 상황은 다소 우려가 된다. 대외적으로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내부적으로도 언제나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으므로 그저 처한 일을 묵묵히 수행하면 될 듯 싶다.

  그리고 1년 1개월 전 조직개편 직후 팀을 옮기면서 한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업무 불만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시 나를 옥죄고 있다. 가만 생각하니 작년의 일이 도돌이표될테고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싫다. 그만두면 모든 것이 해방이지만 그럴 상황도 아니고, 유일한 방법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려보내달라는 것이다. 지금 있는 팀은 조사를 직접 지원하는 부서이고 연차보고서를 펴내는 등 적잖은 일을 하지만 팀내 여사무원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사학전공자도 아닌데다 여사무원 이외에 가장 막내가 된 탓에 이런저런 전문성이 떨어지는 잡다한 일을 해왔다. 팀을 다시 옮기면 원래 있던 팀의 파트는 직접 조서를 작성하는 곳이라 비전공자가 견딜만한데다가 비슷한 또래나 나보다 나이 적은 사람들도 있어 여러모로 형편이 좀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어차피 평생 직업할 것 아니라면 적당히 일하면서 향후 인생에 도움이 되는 일에 힘쓰는 것도 좋겠지만 직급에 맞지 않는 일을 주로 하면서 꽤 되는 월급을 축내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조직에 누가 될 뿐이다.

  그래서 다음 주 수요일 1년 중 유일하게 업무다운(비전공자로서는 내공이 딸리지만) 기초연구를 마무리짓고 집들이까지 치르고 난 뒤 원래 있던 팀 파트의 현상황을 체크하고 공식적으로 팀장에게 요구할 생각이다. 일단 그쪽 파트에서 내 도움이 필요해야 하는 조건이 맞아야 할테고, 두 번째는 우리 팀장이 나를 놔줘야 하는데 맞트레이드도 아닌 상황에서 그리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혹여 팀장이 놔준다 해도 자칫 사람이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파트로 가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건 바라지 않는 바이고, 일단 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크게 나쁠 것 같지는 않다. 좀 어색해진다 하더라도 하지 못하고 1년을 또 보내는 것보다는 낫겠다.


3. 계획에 따라 휴학을 한 지 만 1년이 되어간다. 시작하는 강의가 어떻게 이어지냐와 따로 계획하고 있는 일이 진행되는 방향을 지켜보면서 복학여부와 시기를 저울질해야 한다. 빠르면 내년 1학기가 될 수 있겠고, 아무래도 35살을 넘기기 전에 일단 수료는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강의계획서를 초고만 작성해놓고 정작 이런저런 일에 치여 세부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강의준비가 충실히 되어야 내 개인공부와 독서로 넘어갈 수 있을텐데 이래저래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


4. 모종의 일을 계획중인데, 설렁설렁 준비를 했던 탓인지 또 어학시험에 턱걸이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제 3월 중순 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하면 1년이 늦춰져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올해와 내년 모두 응시할 생각이라 올해와 내년 중 최종합격한다면 어쨌든 몇 년전 세웠던 중요목표 가운데 하나는 확실히 달성하게 되는 셈이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현실을 충실히 살지 못하면서 애닳아 하는 것이 못내 못마땅하다. 그래도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못한다는 핑계로 천천히 하나씩 처리해가자는 내 모토를 잠시 버리고 순환적이고 동시다발적인 실천과 실현을 일구어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5. 지난 연말 표창을 받기로 결정되면서 부상으로 받았던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드디어 결정을 내려 단행하였다. 55권 가량의 시집을 사서 일군의 그룹에게 돌리기로 한 것이 그것인데 나 혼자만이 받아야 할 상도 아니고 상을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람도 아니라 자평하기 때문에 그 부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정말 일련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례를 준거로 삼지 않더라도 나는 가끔 포퓰리스트적인 행태를 보이는데..(문제는 그 일을 하고 난 뒤의 반응 등까지 상상하고 있는 나.) 알량한 포퓰리즘을 다량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나라는 사람인지 아니면 정신연령이 아직 20대 초반이라 그런 것인지, 그도 아니면 내게 그나마 아직 순수한 마음이 존재하는 것인지 심히 헷갈린다. 나의 행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 의도가 정말 좋은 것인지는 계속 의심해봐야 한다. 나는 뭔가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즐거울 수 있는 건수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인지 얼치기 치밀함을 가진 사기꾼인가.      


6. 새해 첫 달이 벌써 구일째에 접어들었다. 별반 계획을 세운 바도 없고 그나마 단기계획으로 지속되고 있는 요즘이다. 결과적으로 인생의 장기로드맵은 가동이 되고 있는 셈이지만 그 로드맵의 구체적 반영여부는 수시로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새해임에도 계획이란 것을 별로 세우고 싶지 않은 까닭도 지난해 무수히 다짐했던 일들이 일부는 올해로 넘어오고 일부는 공중분해되었던 사실을 스스로 충분히 목격한 연유일 것이다.

  지난 연말 한 살 더 먹게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이제 '청춘'이란 것에서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외면의 청춘'은 지나갔겠지만 '내면의 청춘'은 가슴에서 '열정'을 내려놓지 않는 한 영원한 것임을 알겠다. 영원히 식지 않는 열정의 또다른 이름은 '청춘'일 것이다. 그리고 '열정'은 부단한 의식과 행위의 혼연일체로부터 나와야 할테다.


올 한해는 이 내면의 청춘을 보다 많이 간직한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배우고, 또 내가 어설프게 축적해 온 이 불민한 청춘이 누군가에게는 타산지석이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2008. 8. 25. 13:14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8. 25. 13:13

1. 근 20일만의 포스트이다.우리 팀에서 지난 달에는 2007년 사료집을, 몇 일전에는 조사보고서를 발간한 관계로 업무가 바쁘게 돌아갔다. 게다가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6박7일간 타이완의 타이베이로 출장을 간다. 해외출장 준비에 다른 업무에 여념없었고, 출장을 다녀오면 출장 마무리를 다해야 하는데다 이런저런 일과 바쁘다 해서 미뤄둔 담당 기초연구를 하나 할 때까지는 사무실 업무는 이전보다는 형편이 좀 나아졌지만 별 틈없이 움직이게 될 것 같다.


2. 바쁜 와중에도 오늘은 hsk고등 시험을 봤다. 9년 전에 취득했던 것을 다시 취득해야 할 목적이 있어 턱걸이라도 합격이나 해놓자 하는 생각으로 1개월 반 전에 본 시험에선 역시 공부 안한 티 내느라 10점 차이로 떨어졌고 오늘 다시 봤는데 지난 번보단 잘 본 것 같기도 하고...합격 여부는 예측하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4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시험을 감당하기엔 이제 노쇠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긴장하며 시험 치르느라 어깨와 허리가 아플 정도니... 여튼 한 달 후 점수조회에서 합격했음 좋을 듯 싶다. 이번에 합격하지 못하면 자칫 계획했던 일을 1년 미뤄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3. 출장을 다녀오면 상황을 봐서 투표하러 대전에 다녀올 계획이다. 아예 안 갈수도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도 투표를 하지 않았으니 이번에는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해서는 내년 1학기 강의계획서 수정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연말 이전에 충실히 준비해서 보내고, 본격적인 세부 준비는 2월에 가서 해야겠다.


4. 이사갈 집을 계약했다. 그동안 이 동네를 뜰 생각도 했지만 여의치 않아 그냥 대학원 건물 뒤쪽에 괜찮은 집을 구했다. 부동산 분들도 믿을만하고 또 얼마 발품도 팔지 않고 쉽게 구한 것 같아 오히려 좀 민망할 정도이다. 세에 비해 잘빠진 집에 뭔가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 살고 있는 여학생들이 방학하고 집을 구해 나가야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 1월 중이나 가장 늦게는 2월 초중순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튼 1월에는 이사 준비도 해야 한다. 아...번거로운 이사... 넓혀서 가는 만큼 제대로 살고 싶은 욕심에 이래저래 살림살이를 많이 구매할 계획이다.    


5. 회사 일에, 이사에, 강의 등 과연 여러가지 일들을 한다는 것은 녹록한 일이 아니다. 가끔 바쁘겠군요 혹은 능력이 좋으시군요란 말들을 듣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격 탓인지 느긋한 경우가 많고 턱없이 게으를 때가 더욱 많다. 한 가지 일만 제대로 해도 좋다. 결국은 이 모든 일이 내가 공부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남은 한해의 마무리를 잘하고 효율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내년을 맞이하고 싶다. 내년에는 충실히 공부하고 사유한 것을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6. 그럼에도 매우 무료한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바쁘다 보니 외롭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지만 시간이 어찌 이렇게 무료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짐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료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주중에는 주로 티비 드라마 시청과 인터넷을 하며 소일하는 경우가 많다. 맥주 한 잔 마시고 자야겠다. 비행기 탑승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정오 비행기라 다행이다. 버벅거리는 중국어를 하느라 일주일간은 적어도 무료하지 않겠다.

2008. 8. 25. 13:12

내 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中

 

어느 블로거 분이 이  문구가 좋다는 덧글을 남겨 문득 들었던 생각.

'사랑'이라는 것, 언젠가는 그칠 수 있음에 아름다운 법이 아니던가.

'영원한 사랑'이 있었다면 과연 사랑이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반드시 그치기에 사랑이 영원할 수 있는 것이다.

2008. 8. 25. 13:11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된 직장동료 환송회 겸 해서 어제 술을 마시면서 다음 주 워크숍에서 공연하게 될 사물놀이 공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나온 단어들. '트라이앵글, 캐스터네츠, 피리'와 같은 매개물은 그 단어를 연상하는 것만으로도 어렸을 적 기억을 반짝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서 이 날들을 회상하게 되는 그 어느 장년의 시절, 우리는 또 어떤 단어를 가진 매개물로 인해 반짝일 수 있을까?


그 어느 날, 과거의 '그리운 나' 가운데 무엇이 우리를 미소짓게 만들 것인지...   

2008. 8. 25. 13:10

1. 한 2주전 내 책상에 듀얼모니터를 장착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일을 하다보니 다른 모니터에서 파일을 열어 자료를 작성할 때 요긴할 것 같고 또 조만간 있을 보고서 작성 및 편집에서 도움이 될 듯 하여 지난 번 신청하여 들이게 되었다. 삼성 19인치 와이드형.. 2년간 줄곧 써오던 것이 삼보 것이었는데 크고 새로운 것이 들어오니 빛을 잃기는 하더라. 어른들의 장난감과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리저리 듀얼모니터를 가지고 노는 맛이 2주간 꽤 쏠쏠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러나 난 예전 모니터를 정중앙에 그대로 두고 새 모니터를 우측에 두었다. 덕분에 꽃혀있던 책들이 뒷편 책꽂이 쪽으로 후퇴하고 말았지만 새로운 것이 아무리 좋아도 정든 것을 쉽게 내칠 수는 없는 노릇. 당분간은 그대로 지켜보며 계속 그 자리에 둘 생각이다.


2. 1월 무렵 그네의 동생 생일선물로 광화문의 모대형문구점에서 휴대폰 보호필름을 대신 사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사실 그전에는 그런 것의 존재를 몰랐던 탓에 약간의 호기심도 일어 필름을 사면서 내 휴대폰에 먼저 실험을 하였다. 그렇게 필름을 부착하였던 것이 8개월 여 지나면서 손에 땀이 많은 관계로 너덜너덜 매우 더러워져 1년이 채 안된 휴대폰으로 보이지 않아 종종 사람들에게 휴대폰 구입시기를 다시 질문받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언젠가 그네를 만나게 되면 그 더러워진 휴대폰을 들이밀며 항의를 하려고 그대로 두었었는데 이제는 항의도 할 수 없기에 심야에 집에 들어오면서 분식집에서 야식을 주문한 뒤 떼어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끈적이고 여기저기 때가 많이 묻어 집에 들어와서는 행주를 빨아 깨끗이 다시 닦아냈더니만 그대로 예전의 깨끗하고 날렵한 모습을 빛내면서 반짝이는 모습에 기분이 잠시 좋아졌다. 이렇게 더러워진 기계는 떼어버리고 닦아내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법인데 사람 마음은 그리 되지 않는다는 게 잘 알면서도 아쉬울 뿐이다.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지도 않고 다만 더이상 더러워지지나 않는다면 그것으로 대성공이 아닐까. 결국 지난 세월을 돌아다보면 아가 시절 이후로 끊임없이 더러워졌던 세월이었다.


3. 과거는 무엇이고 현재는 무슨 의미가 있고 미래에는 무엇을 바랄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생활에 강인한 모습을 지닌 나는 무엇인가. "현실을 외면하는 겁장이라 할지라도 꿈을 꿀 권리는 있는 거잖아요."라는 그네의 말이 쉽사리 동조가 되면서도 인정하기기 힘들다. 자기합리화인가. 아니면 내가 자기합리화로 몰아가는 것인가. 후훗. '정언명령'이란 것이 있다. 칸트는 이를 두고 "네 의지의 준칙들이 항상 보편적 입법의 원리에 들어맞을 수 있도록 그렇게 행동하라."고 했는데 이 말은 나와는 다른 사람도 이 입장이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 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 누구나 어떤 특정한 입장이 되었을 때 모두 유사한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것을 일컫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 말이 '정언명령'이 맞는듯도 싶다. 나라고 뭐 다르겠는가.


4. 여담이지만 요즘은 신정아 뉴스를 보다보니까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 시사in인터뷰 기사를 쭈욱 읽어 내려가면서 '그래. 맞아.'라고 무릎을 칠 정도가 되었다. 좀 더 오래가면 모종의 '믿음'이 생길 것 같다.

2008. 8. 25. 13:08

10일간의 달콤한 휴가가 끝나간다. 휴가 기간 다른 사람들처럼 야외로 시원하게 놀러간 바도 없고 외출이라고야 고작 목요일 영화, 연극 관람과 금요일 중국어 학원 수업과 서점 방문 이외에는 내내 시퍼런 폭음을 자랑하는 집에서 땀만 흘리며 기거하였지만, 예의 열매맺는 휴가라 아니할 수 없다.

 

일상에서는 줄기차게 할 수 없었던 나와 내 주변의 사람에 대한 생각들을 연계성 있게 생각의 틀을 잡아 나갔고  일관성을 놓치지 않는 일군의 벼리를 엮어 내었다. 조금은 더 진중해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 뭐 그렇다.

 

한편 생활과 학업 방면의 나태함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돋아났다. 올해 남은 기간동안은 생각했던대로 앞으로 한 달간은 순수문학 서적 을 우선 정리하고, 다음 남은 기간동안 서양철학사와 현대과학철학의 기틀을 세우도록 할 생각이다. 내년에도 물론 이런 패턴으로 순수문학과 전공연계 분과학문의 틀을 잡아나가는 독서를 할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독서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늘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누군가와의 경쟁을 통해 부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산물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 자신과의 경쟁에서 얻게 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여타 방면으로는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hsk학원을 충실히 수강해서 다시 자격증을 필히 취득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고, 내년에는 첫 학술논문을 집필해볼까 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밥벌이하는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것도 녹을 먹는 처지에서는 당연한 일이 될테고 건강을 돌보면서 또 아직 여물지 않은 성품을 다듬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터다.  

 

남석이 블로그의 대문 문구가 문득 생각난다. 왕가위의 "춘광서설"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한 마디... '從頭開始'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화이팅....

여러분도 화이팅~

2008. 8. 25. 13:03

고통의 시간이 기나긴 만큼 짧은 행복의 달콤함은 비례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행복하고 나도 행복하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에돌아서 이를 깨닫는다.

여전히 행복은 짧다...

 

™sungchulism

prev"" #1 #2 #3 next
요즘 읽거나 예정인 책들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