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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구후'에 해당되는 글 4건
2011. 9. 27. 03:20
지난 여름방학 루구후에서 지내는 동안 만났던 여행객이나 현지 사람들의 사진을 뒤늦게 올린다. 한 달 가까이 쓸데없이 무척 바빴고, 또 아프기도 했었다. 조만간 오는 국경절 휴가기간에 한숨 돌리며 본격적인 한 학기를 준비할 수 있을 듯 싶다.

이 밖에도 미처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1. 처음 이틀간 같이 시간을 보낸 미주에서 유학중인 중국인 고등학생 두 친구.



2. 루구후 체류 어느 날,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현지 사람들

 

3. 老谢车马青年旅舍(泸沽湖店)에서 만난 친구들(우연히 만나게 된 한국인 가족 포함)



3. 青年旅舍 주변 사람들과 단골식당과 사람

마지막 사진은 객잔 식구들이 나를 위해 해 준 음식.



 

2011. 8. 21. 00:06


이 곳에 온 지도 벌써 27일이 지났다. 3일 있으면 여기를 떠나게 된다. 다시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그새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갔다. 그 중에 친구가 된 이들도 있고, 정든 사람들도 있으며, 그냥 그렇게 여행지에서 말 그대로 스쳐가는 인연이 된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 대한 기록은 이 다음 편인 '사람편'에 남기기로 한다. 어제는 핀처(拼车:모르는 이들끼리 차를 한 대 빌려 비용을 나누어 지불하는 것)를 이용하여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이에 대한 기록을 오늘 남기는 한편, 그 전에 찍었던 몇몇 사진들과 배를 타고 따루어수이(大落水)란 마을 쪽으로 넘어가던 날의 사진들을 올리고자 한다. 중간중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을 넣고자 한다. 앞으로 루구후에 들르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1. 핀처 후안후(拼车 环湖:차를 타고 호수 전체의 주요지역을 도는 것을 일컬음)


루구후 투어는 이렇게 '핀처(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차  한 대에 나눠 타는 형태, 5명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30위안-아래 사진 참조)'라는 것을 이용하여 호수를 돌 수도 있고, 적정 인원 7인 이하 정도의 사람이 함께 올 수 있다면 또 빠오처(包车)란 것을 이용하여 빵차를 전세 내어 투어를 할 수 있다. 차로 하는 투어는 보통 4시간이 소요되는 데, 중간에 식사를 하게 된다면 보통 6시간 정도 걸린다. 

그리고 이것보다 루구후 호수를 도는 것의 가장 압권은 자전거에 있다. 해발이 워낙 높은 곳이다 보니 경사가 있는 곳은 끌고가야 하는 등 난관이 많지만, 많은 젊은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호수를 도는 경우가 많다. 보통 아침 9~10시 경에 출발해서 8시간 정도 소요되고, 숙소로 돌아오게 되면 저녁먹을 시간이 된다. 천천히 가면 갈수록 더 많이 본다고 한다고 했던가. 이것의 매력이 자전거에 있다. 

차를 타고 가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혼교가 있는 차오하이(草海: 호수인데 습지로 되어 있음)까지 다녀오게 된다. 차를 탈 경우 赵家湾이란 곳을 추가할 수 있는데 보통 차 한대에 150위안인데, 이 곳을 추가하게 되면 200위안이 소요된다. 난 6명의 성인과 아동 한 명이 같이 움직이는 차를 타게 되어 30위안을 내고 다녔다. 중간에 밥 먹는 것은 30위안이 소요되었다. 참고로 루구후든 리장이든 물가가 대도시 못지 않다는 점을 알아두길 바란다.

한편, 간혹 걸어서 호수를 도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이틀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난 개인적으로 리장에서 이 곳까지 걸어 오거나(200km이니 대략 6~7일 걸릴까) 아니면 이 곳에서 쓰촨의 샹그릴라라 불리는 야딩(亚丁)까지 걸어가고는 싶지만 기회가 다시 있을까 싶다. 그리고 이 것은 중간에 숙박이 문제다. 워낙에 조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조명도 문제지만 말이다. 그런데 가끔 이 짓을 하는 중국인들이 있다고 한다. 

내가 있는 곳은 리거춘(里格村)이란 동네다. 행정상으로는 윈난성 닝랑현에 속한다. 리거춘에 오기 전에 거치는 곳이 따루어수이(落水)란 곳인데 이 곳에도 숙박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이 곳보다는 리거춘이 더 숙박시설로는 만족할 만하다. 개인적으로 난 유스호스텔을 이용할 것을 권장하며, 유스호스텔 이용 정보에 대해서는 전 포스팅에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호수 투어 중에 샤오루오수이(小落水)란 동네도 거치는데, 이 곳에도 胡思青旅라는 유스호스텔이 있다. 정말 작고 조용하며, 바로 앞이 호수이다. 사람들 적은 것을 선호한다면 이 곳에서 묵는 것도 권할 만하다. 그러나 이 곳은 나중에 리장이나 시창으로 넘어갈 때 다시 리거춘이나 루구후쩐 등으로 차로 이동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추가 교통비용 문제이다. 보통 이렇게 근거리 이동하려면 50~100위안이 드는데, 이 금액은 여기에서 리장을 가거나 쓰촨 시창으로 넘어가는 버스비용과 비슷하다. 

루구후는 전체 면적이 3분의 2는 쓰촨성에 속하며, 3분의 1은 윈난에 속한다. 내가 있는 리거는 윈난에 속한다. 대부분의 숙박객들은 윈난에서 머문다. 리장에서 오거나 쓰촨 시창(西昌)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양쪽 다 가격은 유사하며, 시간은 대략 6~8시간이 소요된다. 시창으로 넘어가 청뚜로 이동하는 등 쓰촨 여행자들이 있고, 다시 리장으로 돌어가 샹그릴라나 위벙마을(雨崩村)등으로 여행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윈난성 여행은 대략의 주요 지점들을 보려면, 보통 2주 정도에서 한 달 정도 잡는 것이 좋다. 한 달에 가까울 수록 윈난 여행 후 쓰촨 일부 지역 혹은 티벳 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내 생각에는 한국에서 온다면 여름이 가장 적기이다. 여기가 5~8월이 우기라고 하나,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것도 아니다. 산발적인 우기라 할 수 있다. 내 생각엔 윈난은 한국이 더운 8월에 오면 가장 좋다. 그 밖에는 봄도 가을도 좋겠지만, 중국 국경절인 10월 초 전후는 비추다. 그리고 여름에 쓰촨으로 넘어갈 때는 날씨를 유의해야 한다. 며칠 전 여기 놀다 간 청뚜 친구가 하는 말이 지금 청뚜는 41도 전후라 한다. 이건 뭐 여행가서 고생하는 거다. 

여러 여행자와 얘기를 나눠본 결과, 아직까지 윈난에서 쓸 만한 지역은 따리, 루구후, 위벙 마을 등이다. 리장과 샹그릴라는 너무 상업화가 진행되어 여행지로서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다만 리장이나 샹그릴라도 다른 곳을 가기 위해서는 꼭 거쳐가야 하는 곳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2. 배 타고 따루어수이(落落水) 가던 8월, 어느 날
  

2011. 8. 4. 12:42
`어제 낮에 잠시 산책을 나갔다가 찍은 허접한 동영상과 현재 묵고 있는 유스호스텔 숙소(泸沽湖 老谢车马店)의 모습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야경과 여기서 주로 먹는 음식들, 그리고 아직 못한 전체 호수 일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올리고자 한다.  

 
남성 뒤로 보이는 창문 끝에 책이 놓여있는 자리가 현재 나의 아지트이다.



숙소 내부와 숙소 앞과 주변의 모습을 담았다. 




리거촌 나루터 주변 풍경

2011. 7. 26. 01:46

우리네 인생에서 사랑에 대한 정의만큼 다채로운 것은 없지만, 이에 필적할 만한 것을 굳이 꼽는다면 여행(旅行)이 아닐까 싶다. 어느 누구 하나 이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다. 게다가 우리가 일컫는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지만,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 그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복기하는 것은 쉽사리 목도된다. 그만큼 여행이란 것의 삶에 대한 영향력만을 두고 보면 대단한 권력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과도한 해석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 엄청난 권력은 때로는 우리의 삶을 뿌리 채 흔들기도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는 얘기라 주장하고 싶다. 여하튼 이번 행로는 일면 보통의 여행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떠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2011년 이백 네 번째 날 오후 6 24, 상하이 남역(上海南站)을 떠났다. 이제 두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다. 중국어를 좀 배운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잉워(硬卧: 2등 침대 칸, 매 두 칸에 3층침대로 된 개방형이다)에 몸을 싣고 있는 중이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정확히 13년 만이다. 그 동안 중국을 꽤나 오고 가면서도 어쩌다 단거리의 고속철도를 탄 적은 있지만, 일반 열차는 실로 오랜만이다. 처음 타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적당한 긴장감을 온 몸에 느끼고 있다.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 산 지도 이제 만 1년 째 접어든다. 대도시 중국 명문대에서의 생활과 한국유학생을 위해 충분히 갖춰진 생활조건 등은 내가 중국에 있음을 가끔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다시 라오바이씽(老百姓:서민)의 삶에 그대로 노출된 듯한 느낌이다. 조금 전 기차에서 사 먹은 허판(盒饭:도시락<20위안-한화3,400원 상당>)이 어디로 들어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13년 동안 중국 열차문화에 커다란 변화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상하이 남역의 시설과 규모만 보자면 꽤 많은 변화가 있었음이 감지되지만, 열차 안의 분위기는 조금 더 위생적으로 바뀐 것 이외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 같다. 살짝 거짓말이지만, 13년 전의 나로 돌아간 기분이다.

현재 시각 저녁 8 31, 아직 어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아 아무도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모른다. 옆 침대 칸의 아저씨들은 중국식 포커에 빠져 있고, 우리 칸 맨 아래 샤푸(下铺:上,中,下铺로 낮은 칸이 가장 가격이 비쌈. 예전에는 5위안 정도의 차이였는데, 지금은 각 10위안 이상 차이가 난다. 역시 큰 차이는 아님.) 내 침대는 중푸(中铺) 자리이지만, 두 시간이 넘는 동안 아직 침대로 올라가지 않고 통로의 간이의자에 앉아 있다. 여기서 저녁을 대충 때웠고, 잠시 밖으로 나가 담배도 두 세 가치를 태운 다음 컴퓨터를 켜서 이 글을 쓰는 중이다.


상하이에서 쿤밍
(
昆明)까지 도합 37시간의 여정이다. 이제 곧 세 번째 정착역인 항저우 남역에 도착할 것이고, 앞으로 스무 개의 역을 더 거쳐야 한다. 사실 고백하자면, 중국 여행자치고는 좀 부끄럽게도 이런 긴 여정은 처음이다. 13년 전 베이징-옌지 노선의 27시간은 정말이지 힘들었다. 이런 것을 감안하자면, 이 곳이 대국은 대국임을 인정해야 한다. 잘 모르는 한국 사람들은 37시간이란 얘기를 들으면 속으로 소리가 자연히 나온다. 그런데 십 몇 년을 중국을 지켜보며 살아온 나로서는 이제 조금은 이러한 시간 개념에 익숙해졌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서울-부산 간을 멀다고 하지만, 중국에만 오면 2~3시간은 그냥 가깝단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저 공간이 달라지는 것에서 오는 순응일 따름이다.


푸단에서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은 내가 윈난에 가서 방학을 보낼 것이라 했을 때 왜 비행기 타고 가지 않느냐고 했다
. 그냥 속으로는 돈 없으니까 그러지 이 녀석들아 했다. 그러면서도 평범한 중국 동학들보다는 더 윤택하게 산다는 점에서는 이중적이다. 내가 아무리 공부하러 가는 것이라 강조해도 다들 떠나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은 다를 바 없다. 이제 저녁 9시가 넘어가고 있다. 지금은 초반이라 체력도 좋은 편이고, 방금 지나가는 음료수 차에서 맥주 한 캔과 생수 한 병도 구입해서 챙겨놓고 있는 중이다. 오늘 밤은 맥주도 홀짝이고, 넷북의 남은 배터리로 외장하드에 저장해 뒀던 영화 한 편 정도는 골라 보고 잘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정작 문제는 오늘 밤을 보내고 난 내일 아침부터이다. 24시간을 더 견뎌야 할 텐데, 뾰족한 수가 없으면 두툼한 책 한 권 흔들흔들 하며 다 읽는 수 밖에……


옌지 가던 그 시절
, 열차에서 만난 조선족 여학생이 떠오른다. 언젠가 선쩐으로 직장을 옮겨 갔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이번 여정에서는 어떤 인연들을 만나게 될 지 사뭇 기대된다. 중국어만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이것이 바로 중국여행의 묘미이다. 여행은 사람을 기대하게 만들고, 특별하게 만든다. 일상에서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옆으로는 미쏀(过桥米线: 운남성 특산 면요리.)을 파는 차가 지나가고 있고, 그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다시 군침이 돈다.

 
속절없는 세월을 받아내며  K79 열차 안에서 각필함.

2011년 7
23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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