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대로 꽃샘추위도 없이 봄은 오고야 마는 것인가. 아직 꽃샘추위는 올 것이라며 믿으며 외투도 옷장에 넣어두지 않고 그대로 걸어두고 있다. 알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변화이고 또 추운 것을 전혀 좋아하진 않지만 이삼일이라도 왔다가 가면 봄이란 계절이 더욱 그다운 봄이 될 것 같다.
2.
갑상선기능항진증 약을 복용한 지 1년 10개월이 되어간다. 처음 1년간은 2알 2차례 복용에서 시작하여 반알 1차례까지 줄었다가 도돌이표를 그리고 다시 반알 째 석 달 넘게 복용 중이다. 이대로만 잘 간다면 여름쯤 이제 복용을 중단하고 잠정적 완치를 선언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치유가 더딘 까닭은 외적으로는 끊지않고 줄기차게 뿜어내는 담배와 줄지 않는 커피 음용을 거론할 수 있겠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는 무탈하고 단조롭기 그지없는 일상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중심에는 '연애'가 자리잡고 있다. 개인적인 공부의 목표와 달성, 그리고 강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는 무엇보다 사랑을 해야겠다. 몸도 마음이 심히 외로운 연유겠지만 한편 건전한 '사랑'도 해야 갑상선을 단절시키는 것에 일조도 하겠다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3.
올해 들어 부모님께 드린 돈은 쿠쿠밥솥 18만원, 카드값 15만원, 용돈 35만원 정도다. 그리고 오늘 돈이 필요하다 하셔서 20만원을 또 보내드렸다. 평상시 드리는 것보다 액수가 늘어나 약간은 부담스러워하는 마음과 또 그것을 생색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스스로에게 들키자 저녁에는 웃음이 나왔다.
'받은 건 기억도 못하는 속물 덩어리'
4.
이제 다음주면 강의도 4주차에 접어든다. 여전히 아직도 강단에 서는 것이 익숙하지는 않다. 봄이 한참 익어가는 5월이 되면 좀 덜 어색하지 않을까. 학생들을 바라보면 이 '플로케(눈송이)'라는 북극곰을 쳐다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