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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5'에 해당되는 글 1건
2012. 8. 5. 07:56

해외에서 올림픽 시청이 가능한 곳(www.mytimon.com)을 알게 되어, 이러면 안되는데 올림픽 경기를 종종 아주 잘 보고 있다. 오늘도 축구 8강 경기보느라 밤을 새었다는;;; 며칠 전에는 뒤늦게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보게 되었는데, 어느 정도 스토리가 있고 위트가 살아 있는 개막식이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대니보일의 연출력도 가늠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런던올림픽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지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대해서는 중화민족의 부흥이라는 편견에 따라 단순히 시각적이고 규모만 큰 개막식이었다고 폄훼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물론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내가 제기하고 싶은 것은 비판을 할거면 동등한 선상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런던올림픽 개막식도 따지고 보면 지난 최강대국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개막식 주제 자체가 '경이로운 영국'아니던가. 스토리텔링이 좋든, 시각화가 좋든 개막식의 연출은 온전히 개최국에 있는 것이고, 시청자들은 물론 그와 관련한 논평을 얼마든지 할 수 있기도 하다. 재미있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고, 재미없는 것은 재미없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런데 인터넷을 살펴 보다 보면, 이 런던올림픽 개막식을 둘러싸고 좌우파 진영 모두 아전인수격인 해석을 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보수당에서 중국보다 더 좌파적인 개막식이었다고 혹평하였지만, 아동복지에 대해 언급하고 좌파적인 개막식과 좌파적 그룹의 공연이 있다고 해서 마냥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모순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것은 개막식의 일부였을 뿐이고, 개막식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영국이 산업사회의 시발점이 된 곳이라는 것과 산업화가 세계를 변화시켰다는 것이었다. 일부 그 산업화에 따른 현대 영국사회의 폐단을 드러내는 부분도 있었지만, 사실 그보다는 과거 대영제국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잃어버린 영화에 대한 그리움이 더 강했던 개막식 모습이었다. 


개막식에서 각 국가 선수단의 입장 당시 함성소리를 자세히 들어본 사람이 있던가. 한국을 비롯한 영미 유럽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제3세계 국가들이 등장할 때는 응원의 소리는 거의 듣지를 못했다. 역으로 영국령이었던 국가들이나 영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강대국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환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일하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선수단이 입장할 때만 이례적으로 환호성이 상당히 컸다. 


대중문화라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것이다. 비틀즈의 음악을 듣고 자라나고, 영국 아동문학의 영향을 받은 세계인들은 그 안에 감춰진 영국문화에 대한 우월감은 읽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아마 역으로 베이징올림픽도 그랬을 것이다. 서구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이질적이지만 매력적인 개막식이었을 것이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 등의 입장에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중국의 부상이 막연히 두려웠던 것일테고, 영국의 모습은 그저 대중문화의 익숙함에 가려 그 저변에 깔린 함의를 읽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대니보일의 연출력이나 장이머우의 연출력 가운데 누가 더 나았던가 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저 각자 자신의 국가에서 열리는 축제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념은 한 국가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던 개막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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