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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7. 05:42

차가운 겨울이 찾아오면서 엄청난 무력감을 느끼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하루는 정신이 없었고, 다른 하루는 학교행사와 뒷풀이에 가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결과적으로 이틀은 술로 기억을 '삭제(delete)'한 셈이다. 물론 속도 매우 좋지 않다.


오늘은 어떻게든 마감기한을 넘긴 일들을 넘겨야 해서 일단 꾸역꾸역 해서 넘기고는 넋을 놓고 있는 중이다. 뭘 하긴 했는데 제대로 한 건지 조차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어떻게든 가볍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잘 다독여야 하는 시기인데 여기서 자칫 잘못 발을 내딛을 경우 한 학기를 통째로 또 날려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두려움도 엄습한다. 


진짜 한파가 몰아닥칠 무렵에는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을까. 아니 당장 내일은, 또는 모레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내가 염려되고 걱정된다. 계절의 매서운 추위보다 더 혹독한 마음의 시베리아를 온몸으로 맞이해야겠다. 똑바로 응시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아서도 안되며, 모든 것이 순리임을 인정하면 좀 더 편해질 것으로 믿는다. 이렇게 쓰면 뭔가 엄청나게 토해낼 줄 알았는데 기진맥진한 탓인지, 아니면 자기검열 때문인지 막상 써지는 것도 별로 없다. 글을 써서 얻어지는 '해소(解消)'도 없을 줄이야...  


이 별의 일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심보선, 『눈앞에 없는 사람』,(서울: 문학과지성사, 2011),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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