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6. 02:18
오래전 멈췄던 그래서 고장난 것이라 여기며 그냥 두었던 탁상시계가 다시 째각거린다. 창을 활짝 열어젖히고 심야의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의 소리를 듣고 있다. 비가 지난 뒤라 그런지 조금은 청량한 밤공기다. 낮에는 약간의 먹을거리를 사기 위해 장을 봤고, 기숙사를 오르내리며 담배 몇 대를 피웠다. 그 와중에 두 끼니의 식사도 했다. "이제는 제 시간을 따라잡지 못하는 그런 바보같은 시계는 되지 말아야 해." 식후 포만감에 겨워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조정하면서 속삭였다. "난 사실 멈추었던 것이 아니야. 그것을 몰랐던 것은 그저 네 무지 때문이었지." 시계가 째각거리며 나를 조소한다. 내가 몰랐던 것은 언제부터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