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0. 02:52
[Diary]
현재 집안 상태도, 내 기분도 완전 엉망진창이다. 집은 술 취한 녀석이 헤집고 다녀 식탁이고, 탁자고 쇼파고 간에 모두 헝크러져 있다. 토를 두 군데에 해놓고 지금은 식탁 아래를 벗삼아 잔다고 한다. 집에 데려온 지 한 시간이 지났는데, 쇼파에서도 잔다고 하다 안방에서 잔다고 하다 다시 쇼파에 왔다, 이번에는 식탁이다.
선배 형 제자 녀석으로 여기 올 때 소개를 받았었다. 전공은 다르지만 처음 왔을 때는 유학생활의 적적함을 위로해주고, 한동안 잘 지내긴 했는데 여러모로 살아가는 방식이 맞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이 녀석도 그랬을 것이다. 지난 방학 때 우리 집에 한동안 머물다 이 녀석은 산동에 간다고 하고, 나는 한국에 다녀오느라 만나지 않다가 이번 학기 3월 초 쯤에 한 번 이 녀석 집에 다녀온 다음으로는 별 연락도 없고 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무리 선배한테 소개받았다 하더라도 얘가 나한테 예의를 갖출 필요도 없겠고, 또 잘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난 대체로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아니, 오히려 이해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자고 생각을 하는 편이었다. 오히려 맞는다 안 맞는다 이런 것으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 두 어번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갑자기 광석이가 한국에 간 이틀 전 초저녁에 연락이 와서 잠시 통화를 했었다. 집에 놀러 오겠다고 하더니 깜깜 무소식이라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오늘 밤 10시가 좀 되지 않은 시각에 다시 연락이 왔다. 술에 좀 취한 목소리였다. 집 부근의 양꼬치 집에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가 기다렸다. 30분이 넘도록 오지 않았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집에 들어와 있었는데, 다시 연락이 왔다. 근처 한국식당으로 나오라 해서 갔다. 술에 잔뜩 취한 상태였다. 한 병 남짓 남은 맥주라 좀 있다 집에 데려오려고 했었고, 술에 취한 사람 특유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 것이었다. 그냥 그럭저럭 잘 받아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일어나 내 머리끄댕이를 잡더니 나를 치더라. 세 대. 덕분에 농구하다 부러진 안경을 접착해서 쓰고 있었는데 날아가면서 다시 부러졌다. 술집 주인 두 사람이 뜯어 말리고, 주인들한테 혹은 나한테 욕설을 해도 참았다.
여긴 엄연히 외국이고, 어쨌든 나한테는 이 아이를 처음 소개받은 선배 때문이라도 보살펴야 겠다는 모종의 의무감이 있었다. 결국 우리 집에 데려와 앞에 언급한 내용대로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잠시 혼자 내버려 두면 자겠지 해서 자전거를 찾으러 다시 그 가게 다녀온 게 전부이다. 술에 취해 잠시 얘기를 나눴을 때 나한테 한 얘기가 "노력을 알아.." 어쩌구 저쩌구 했다. 취중의 말들을 조합해 보면 그간 좀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놈이 완전히 정신줄을 놔버린 것이다.
집에 들어와 이 녀석과 씨름을 좀 하다 보니 또 메신저에서 한 달 반 정도 전에 책을 빌려간 학부 여학생이 말을 걸어왔다. 짬이 여간 나지 않아서 택배로 책을 보내면 안 되겠냐는 얘기였다. 그냥 가져도 되고, 편한대로 하라 했는데 굳이 보내겠다고 하더라. 이미 한 사람 때문에 경황이 없는데 이 사람도 참 어이가 없다. 그냥 어려서 그런가 보다 넘어 가기에는 정말 황당할 정도이다. 당초 복단대커뮤니티에 글 올렸던 것을 보고, 먼저 쪽지를 보내와서 가끔 얘기하고 지냈으면 좋겠다 해서 나도 나를 좋게 생각해주는 사람이니 감사한 마음에 흔쾌히 그러자 했고, 그러다 메신저로 좀 이야기를 하다 책을 빌려주기로 했었다. 또 중간에 학교 부근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적도 있었다. 책도 타교에서 강의를 하는 날 내가 일부러 시내에 나가 빌려주고 왔었다. 그 날 손님을 가게에 청해 놓고 나를 대하는 태도에도 살짝 불쾌했었는데 사람은 한 두 번 보고 모르는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되뇌었다. 당초 이 친구 싸이월드를 보면서 나이에 비해 성숙할 것이란 오해를 했었다.
얼마나 나를 우습게 알면 두 사람이 동시에 이런 해괴한 짓을 벌이는 지 알 수가 없다.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을 만났다고 치부하고 넘어가야 하는 일인가. 술에 취한 녀석 때문에 후자의 여학생이 약간 영향을 받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한 두달을 지켜보는 동안 알 수가 없었다. 중간에는 그저 나를 좋게 생각해 줬던 사람이니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해서 호감어린 문자 정도 보냈었는데, 내 중국어 문자를 오해하고 책을 일찍 돌려주겠노라 하면서 신경질을 낸 적도 있다. 책을 빌려주러 몸소 그네가 일하는 곳까지 갔고, 중간에 문자 때문에 내 호의에 대한 오해도 받았다. 그런데 오늘 하는 언행까지 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 이 사람이 쓰는 글은 대체로 가식적이었거나 혹은 실제로는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책을 좋아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과 노력이 있으면 무엇하랴. 전자의 녀석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예의인 지 이들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오늘은 화를 참을 수 없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글을 쓴다. 난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둘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애착이 무척이나 강한 사람들이란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면서 어찌 타인에게 이럴 수 있는지 난 도저히 모르겠다. 살면서 수없이 넘어지고 깨졌지만, 이런 대책없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적어도 오늘은 이들의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 앞으로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
선배 형 제자 녀석으로 여기 올 때 소개를 받았었다. 전공은 다르지만 처음 왔을 때는 유학생활의 적적함을 위로해주고, 한동안 잘 지내긴 했는데 여러모로 살아가는 방식이 맞지 않는 건 사실이었다. 이 녀석도 그랬을 것이다. 지난 방학 때 우리 집에 한동안 머물다 이 녀석은 산동에 간다고 하고, 나는 한국에 다녀오느라 만나지 않다가 이번 학기 3월 초 쯤에 한 번 이 녀석 집에 다녀온 다음으로는 별 연락도 없고 해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아무리 선배한테 소개받았다 하더라도 얘가 나한테 예의를 갖출 필요도 없겠고, 또 잘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난 대체로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아니, 오히려 이해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자고 생각을 하는 편이었다. 오히려 맞는다 안 맞는다 이런 것으로 자기합리화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학기 중에 두 어번 마주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갑자기 광석이가 한국에 간 이틀 전 초저녁에 연락이 와서 잠시 통화를 했었다. 집에 놀러 오겠다고 하더니 깜깜 무소식이라도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오늘 밤 10시가 좀 되지 않은 시각에 다시 연락이 왔다. 술에 좀 취한 목소리였다. 집 부근의 양꼬치 집에 오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가 기다렸다. 30분이 넘도록 오지 않았고, 연락도 되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집에 들어와 있었는데, 다시 연락이 왔다. 근처 한국식당으로 나오라 해서 갔다. 술에 잔뜩 취한 상태였다. 한 병 남짓 남은 맥주라 좀 있다 집에 데려오려고 했었고, 술에 취한 사람 특유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 것이었다. 그냥 그럭저럭 잘 받아주었다. 그러다 갑자기 일어나 내 머리끄댕이를 잡더니 나를 치더라. 세 대. 덕분에 농구하다 부러진 안경을 접착해서 쓰고 있었는데 날아가면서 다시 부러졌다. 술집 주인 두 사람이 뜯어 말리고, 주인들한테 혹은 나한테 욕설을 해도 참았다.
여긴 엄연히 외국이고, 어쨌든 나한테는 이 아이를 처음 소개받은 선배 때문이라도 보살펴야 겠다는 모종의 의무감이 있었다. 결국 우리 집에 데려와 앞에 언급한 내용대로 시간이 흘렀다. 중간에 잠시 혼자 내버려 두면 자겠지 해서 자전거를 찾으러 다시 그 가게 다녀온 게 전부이다. 술에 취해 잠시 얘기를 나눴을 때 나한테 한 얘기가 "노력을 알아.." 어쩌구 저쩌구 했다. 취중의 말들을 조합해 보면 그간 좀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놈이 완전히 정신줄을 놔버린 것이다.
집에 들어와 이 녀석과 씨름을 좀 하다 보니 또 메신저에서 한 달 반 정도 전에 책을 빌려간 학부 여학생이 말을 걸어왔다. 짬이 여간 나지 않아서 택배로 책을 보내면 안 되겠냐는 얘기였다. 그냥 가져도 되고, 편한대로 하라 했는데 굳이 보내겠다고 하더라. 이미 한 사람 때문에 경황이 없는데 이 사람도 참 어이가 없다. 그냥 어려서 그런가 보다 넘어 가기에는 정말 황당할 정도이다. 당초 복단대커뮤니티에 글 올렸던 것을 보고, 먼저 쪽지를 보내와서 가끔 얘기하고 지냈으면 좋겠다 해서 나도 나를 좋게 생각해주는 사람이니 감사한 마음에 흔쾌히 그러자 했고, 그러다 메신저로 좀 이야기를 하다 책을 빌려주기로 했었다. 또 중간에 학교 부근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적도 있었다. 책도 타교에서 강의를 하는 날 내가 일부러 시내에 나가 빌려주고 왔었다. 그 날 손님을 가게에 청해 놓고 나를 대하는 태도에도 살짝 불쾌했었는데 사람은 한 두 번 보고 모르는 것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되뇌었다. 당초 이 친구 싸이월드를 보면서 나이에 비해 성숙할 것이란 오해를 했었다.
얼마나 나를 우습게 알면 두 사람이 동시에 이런 해괴한 짓을 벌이는 지 알 수가 없다.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을 만났다고 치부하고 넘어가야 하는 일인가. 술에 취한 녀석 때문에 후자의 여학생이 약간 영향을 받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한 두달을 지켜보는 동안 알 수가 없었다. 중간에는 그저 나를 좋게 생각해 줬던 사람이니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해서 호감어린 문자 정도 보냈었는데, 내 중국어 문자를 오해하고 책을 일찍 돌려주겠노라 하면서 신경질을 낸 적도 있다. 책을 빌려주러 몸소 그네가 일하는 곳까지 갔고, 중간에 문자 때문에 내 호의에 대한 오해도 받았다. 그런데 오늘 하는 언행까지 보니 도저히 묵과할 수가 없다. 이 사람이 쓰는 글은 대체로 가식적이었거나 혹은 실제로는 너무나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책을 좋아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애착과 노력이 있으면 무엇하랴. 전자의 녀석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예의인 지 이들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오늘은 화를 참을 수 없어 창피함을 무릅쓰고 글을 쓴다. 난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둘의 공통점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애착이 무척이나 강한 사람들이란 것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면서 어찌 타인에게 이럴 수 있는지 난 도저히 모르겠다. 살면서 수없이 넘어지고 깨졌지만, 이런 대책없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적어도 오늘은 이들의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 앞으로는 어떨 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