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604)
우리의 체온과 사색 (61)
성처리가 지은 詩 (23)
일상의 BGM (293)
復旦大學 生活과 工夫 (77)
上海의 外國 人民 이야기 (2)
주소없는 사서함 (0)
Diary (81)
Kommentar (27)
Idea Bank (2)
11년 루구후 독서여행 (8)
09년 전남여행 (3)
Coffee break (27)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1. 5. 8. 03:45

지난 주 금요일부터 오늘까지 8일 동안 술을 마신 날을 헤아려 보니 5일을 술을 마셨다. 이런 일이 보통 많지는 않은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지난 주 금요일, 일요일에 친구들과 마셨던 술은 감기를 악화시켰고, 수요일 부터는 한국에서 손님들이 차례로 오면서 수, 금, 토요일을 마시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감기가 어느 정도 나았다. 술과 함께 감기가 술과 함께 감기가 달아난 셈이다. 

해야 할 일은 많은 요즘인데 오히려 더 게을러지는 것 같다. 해야 할 일은 해야 하지만, 그것에 연연해 하고 싶지는 않다. 일이란 게 삶의 전부도 아니고, 대부분 일을 하지 않음에서 오는 불안감일 따름이다. 게으를 때는 한없이 게으른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내 평소의 생각이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뭔가 항상 허전한 기분에 집에 와서 김치를 볶아서 렌지에 돌린 밥과 같이 마시면서 남은 와인도 홀짝 마셔댔다. 더 마시면 또 내일 하루종일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아 더 이상은 마시지 않기로 했다. 어제는 수업을 듣고, 수업을 하고 도서관에 좀 앉아 있다가 집에 일찌감치 오후 4~5시쯤 들어왔었는데 저녁을 먹으면서 미뤄두었던 '나는 가수다'를 보았다. 프로그램의 이런저런 외적인 얘기를 떠나 역시나 참 좋다란 생각을 했다. 마음을 울린다는 게 이런거지 뭐. 

 이소라의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란 노래는 그녀의 5집이 나왔을 시기에 음악에 너무 멀어져 있던 시기라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곡이었는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무엇인가에는 늘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더라. 노래를 듣고 나니 문득 너무 강렬하게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사랑하는 연인이 아니더라도, 부모님께 한 통 올릴 수도 있는 것이고 친한 벗에게도 한 통 쓸 수도 있으리라.

지난 연말에 이곳에서 연하장을 몇 통 쓴 기억 이외에 제대로 된 편지를 띄운 적이 꽤나 오래된 것 같다. 편지를 띄우는 여유와 설레임에 대해 너무 잘 알면서 너무도 쉽게 잊고 살았다. 난 여유가 없다란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 언제나 여유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편지를 쓰진 못했지만, 엎드려 편지를 쓰면서 느꼈던 그 많은 감정들이 어제 오늘은 너무나 그리웠다.  



요즘 읽거나 예정인 책들
예스24 | 애드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