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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0. 06:59

3일 후 일본어 시험이 있어 그것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집중이 필요해야 할 과목임에도 통 집중을 할 수 없다. 이틀 전 내가 저지른 일 때문에 마음이 부풀린 풍선처럼 빵~터져 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전에 내가 날려보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도 오버랩된다.

여기 와서 사귀게 된 한국인 친구들이 4명 있다. 같은 과 석사생 두 명과 선배한테 소개받은 후배 한 명, 그리고 하우스메이트이다. 이 가운데 같은 과 두 명과의 관계에 불시에 '오컴의 면도날'을 들이대고 만 것이다.

일련의 소소한 사건에 이 면도날을 들이대 해결하려고 했던 것은 분명 내 저열함을 보여준 것이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나 역시 깨끗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반추해 보면, 이런 결과에 나 역시 어느 정도 일조했던 것은 사실이었을테니까. 관계란 것이 어찌 일방적일 수 있겠는가.

지금은 관계의 단절이라는 기로에 놓여 있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수도 있고, 그들이 손을 내밀 수도 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단절을 막는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겠지만,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든 난 솔직하게 대처할 것이다. 또한 그네들이 솔직하기를 바라지만, 남학생은 이미 내 기대를 저버렸다. 그렇다고 그와의 관계를 잘라버리겠다는 것도 아니다. 아마 시시비비를 떠나 이번 일에 내 오해도 상당 부분 자리잡고 있을 것이고, 의도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겁하게 날 스스로 보호하려는 본능적 언행도 두렵다. 이번 계기가 서로의 마음을 꺼내 보게 되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지만, 그러기가 용이치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대로 제대로 쌓아보지도 못한 관계가 모래알처럼 빠져나갈 지도 모른다.

아울러 내 마음이 이리 허하고 아픈데, 혹시 그들에게 보낸 내 메일이 그들의 마음에 날을 벼린 비수가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훗. 그런 포용력이 내게 있었다면 아마 모든 걸 덮고 그냥 넘어갔을테지만은...  

사실 장문의 글을 썼었는데, 모두 지워버렸다. 다 부질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올린다고 해결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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