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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3. 03:45
지난 8일, 동네 인근 전원주택 조성 단지 내 공터에 부모님이 불법점거한 텃밭에 다녀왔다. 비단 이 곳에서만 그런 것인지, 전국적인 추세인지는 알 수 없어도 요즘 곳곳의 공터만 있다 하면 비교적 젊은 4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타인의 사유지에 텃밭을 조성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젊은 층의 경우에는 자녀교육 차원이기도 한 것 같고, 노령층은 대체로 투자에 비해 생산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 생산력이란 것이 보통 한 해동안 20~30만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노인네들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 틀림없다.  

이 날의 목적은 고추모종 심기. 사실 호주에 계신 어머니의 아버지를 도와 심으라는 명령도 떨어진 바 있지만,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어도 농사 관련 일은 정말 손꼽을 정도였기 때문에 경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더 근원적인 이유였다. 그런데 정작 그 날 내가 일을 한 것이라곤 딱 두 단계였다. 구멍파기와 물 주기. 그렇지만 세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작업시간에 저질체력은 정말이지 퍼져버리고 말았다. 물론 중간에 이웃 무단점거 경작 아저씨가 사온 막걸리 세 잔을 넙죽 받아 먹다가 더 체력이 소모된 것이 주효했지만... 여튼 저질체력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며칠째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사 일이라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굳이 많이 경험하지 않아도 인지할 수 있는 것. 한국의 경제발전 시기, 도시로 많은 인구가 유입되는 한편, 1차 산업보다는 2차 산업이, 2차 산업보다는 3차 산업의 비중이 더 커졌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편함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다. 현대자본주의의 병폐도 문제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오히려 이런 요인들이 더 큰 문제로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거창한(?) 생각을 잠시 했었다.

어쨌든 지독히도 게으른 몸이지만, 몸을 쓰는 원초적 노동이 고되지만 즐겁긴 하다. 계속 하라고 한다면 나자빠질 것이 뻔한 사람 입에서 나오는 소리이니 신경 쓸 가치는 없다. 다만 그 어떤 일보다 정직하다는 것 정도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텃밭 가꾸기가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는 도시민들의 한낱 유희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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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아는 사람들은 아는, '기다림'은 계속 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준비들도 진행중이다. 한 가지는 결국 생각했던대로 좋지 않은 소식이 왔고, 또 별 기대하지 않았던 기회가 한 두번 더 주어질 것 같기도 하다. 그 끝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마침내 그 시간은 도래할테지만, 기다림은 때로 한없이 지루하고, 초조하다. 한 석 달간 할 일자리를 찾는 중이다. 천하에 없는 백수 짓도 슬슬 지겨워지는 와중이다.  




박새별 1집 새벽별 中 - 물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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