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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5. 06:06
 
영화 속 요리 : 청춘스케치

 - 진로결정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아이스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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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학생활을 마칠 무렵 언제나 우리들에게 반갑게(?) 찾아오는 손님.

  진로결정!

  졸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아주 즐겁게 이 손님을 맞이한 추억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이 중요한 손님을 흔히 골치 아프다는 이유로 홀대하여 돌려보낸다. 그 후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종종 이 손님을 그렇게 쉽게 보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먹고 살기에 급급한 이 사회 속에서 이내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정신없는 일상 속으로 들어가 숨이 막힐 때까지 잘 나오지 않기 일쑤이다.

 

2.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로 이 사회는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곧 인생의 패배자로 인식되어진다. 실제로 어떤 직업인지, 연봉은 얼마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적이냐는 바로 그 사람의 능력을 판단하는 준거가 된다. 조금은 우습겠지만 이런 사회현실을 다음과 같은 소설로 비유해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일까?

 

  “이런 게 인생일까, K는 생각한다. 어차피 패는 처음에 정해지는 것이다. 내 인생의 패는 아마도 세 끗쯤 되는 별 볼 일 없는 것이었으리라. 세 끗이 광땡을 이길 가능성은 애당초 없다. 억세게 운이 좋아서 적당히 좋은 패를 가진 자들이 허세에 놀라 죽어주거나 아니면 두 끗이나 한 끗짜리만 있는 판에 끼게 되거나 그 둘 중의 하나뿐이다. 그래봐야 그가 긁을 수 있는 판돈이란 푼돈에 불과하다. 어서어서 판이 끝나고 새로운 패를 받는 길. 그 길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세 끗이라도 좋다. 승부가 결판나는 순간까지 나는 즐길 것이다.”

- 김영하,『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中 - 

 

  우리 사회의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일단 결정된 진로는 일면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 한 번 경로가 결정되면 그 관성 때문에 궤도를 바꾸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현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미 고착화된 사회구조의 경직성과 인생은 하등의 관계가 없다. 또한 진로선택으로 결정되는 보이지 않는 계급의 모순과 행복도 역시나 별 관련이 없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경험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문제로서 예전에 나도 느꼈던 문제이고 또 현재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내가 여태껏 이 진로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을 해왔는지에 대해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는 없겠지만, 어쨌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이것에 대한 고민은 나에게 일종의 ‘보약’ 역할을 해 온 것이 아닌가 싶다. 때문에 진로문제에 대해 마냥 울고 웃기보다는 우리가 현재 젊음을 만끽하는 대신 안겨주는 즐거운 고민이라 잠깐 돌려 생각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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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 청춘스케치(Reality Bites, 1994, 벤 스틸러)는 장소를 다르지만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히 갈 곳도 또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우리 청춘들에게 딱 공감을 얻을만한 영화이다. 마치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처럼...

  대학교에서 배운 것은 학생 번호밖에 없다는 베키와 동성연애에 대해 고민하는 새미, 아이큐 170의 천재지만 시시껄렁한 직장마저도 맨날 해고당하는 철학자 트로이, 비디오 회사의 능력있는 젊은 중역 마이클, 그리고 졸업 연사로 나왔을 정도로 우수한 재원이었지만, 사회에선 프로그램 진행자와의 갈등으로 직장을 잃는 레이나 등. 그들은 청춘 영화의 정해진 행로대로 추구하는 꿈과 부딪치는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고민한다.

  이 영화는 미래를 불안해하면서도 더 이상 꿈을 믿지 않는, 그러나 현재를 덤덤히 살아가는 청춘 군상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4.

  영화 속에서 커피는 트로이의 명대사 속에서 나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담배 몇 개비와 커피, 그리고 너와 나, 5달러... (See, Lainy, This is all we need. A couple of smokes, A cup of coffee, And A little bit of conversation, you and me and five bucks.  -Troy-) ”

  요즘 커피의 종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어떤 종류의 커피를 마시든 그것은 기호일 뿐이듯, 연봉과 안정성 있는 직업이 우리 인생의 전부가 될 순 없다. 그렇지만 영화 속의 주인공들을 따라하려 한다면 다소 위험하겠다.

자, 그럼 진로결정에 있어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ICE-COFFEE 한 잔 마시면서 생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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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커피

Recipe

 ▶ 재료

 1회용 커피믹스, 1회용 컵 or 유리컵, 끓인 물, 얼음, 스푼

 그리고 담배 한 개비

 ▶ 만드는 법

 1. 일단 1회용 컵(유리컵)에 커피믹스 하나를 개봉하여 넣는다.

 2. 끓인 물을 1/5정도만 넣고 스푼으로 젓는다.

 3. 준비한 얼음 3개를 넣고 녹이면서 저어준다.

 4. 마지막으로 얼음3개를 더 넣어주고 시원해지도록 잠시 기다렸다 마신다.

 

* 담배 한대와 같이 하면 대박이다.

인생문제 비전문가 *** (....)         

 

※ 이 글은 인터넷상에서 ‘영화 속 요리’란 제목으로 연재하였던 미스와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플롯을 빌어와 쓴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모교 학과 전자신문 게재용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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