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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 7. 15. 20:28

올해도 마찬가지로 봄이 온 것을 시샘하듯 비가 내렸습니다.

그래도 이 비가 봄을 알리는 비임에는 그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날에는 따사로운 '양광'(陽光)이 비추었고,

오늘 추적추적 내리던 비 사이로 살살 불어오던 바람이 바로 '춘풍'(春風)이었음은

모든 사람들이 감지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곧 한 달 남짓 지나면 춘색이 완연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다음 주에는 가는 척하던 겨울이 역습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왔습니다.

3월의 날씨는 대체로 이와 같을 것이라는 것은 봄을 보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지구별에서 사계절이 뚜렷한 공간의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겨울이 싫어! 여름이 싫어!라고 중얼거리기는 합니다만

사계절을 온몸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으로도 우리들은 복 받은 일입니다.

이는 계절을 보내며 '견딜 줄 아는 힘과 또 기다릴 줄 아는 현명함'

우리가 체득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온 오랜 경험은 단기적인 일기예보가 없더라도

우리로 하여금 쉽사리 중기적인 날씨를 예측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끔 합니다.

 

 

 

'봄'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 됩니다.

아마도 봄이 '희망'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 아무리 '봄바람'이 난다는 여성들도 봄이 싫어서라기보다는

봄의 기운을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짐작만(?) 합니다.

 

 

 

'봄'이란 단어는 어찌 보면 '사랑'과도 동의어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감성적인 여성들이 '봄'에 더 짙은 반응을 보이는가 봅니다.

 

 

 

 

 

 

그러나 우리들 '인생의 날씨'에는 뚜렷한 사계절이 없습니다.

인생은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도 없고,

그 변화는 계절에 비할 수 없습니다.

맑았다, 개었다, 비가 내렸다, 폭풍우가 몰아쳤다, 흐렸다, 한파가 몰아쳤다 등등

그 순서도 우리가 도저히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뒤죽박죽 우리의 '몸과 마음'에 휘몰아치곤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유사한 '인생의 날씨'가 반복된다 하더라도 쉽사리 적응할 수 없는가 봅니다.

다만 그 처한 환경과 사고의 방식으로

'인생의 날씨'를 바라보곤 합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린 날 같은 시각에도

한없이 고독해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창문 밖 비를 즐기며 기뻐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인생의 다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이제서야 이런 것을 차츰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몸소 경험하지 않는 이상 1차적으로 느낄 수 없는 것이 '타인의 인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인생에 비추어 타인의 인생을 '예측'하는 우를 수도 없이 범해왔고

또 심지어 '전망'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래도 무척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예전처럼 매우 쉽게

단 한 번도 같을 수 없는 '인생의 날씨'를 예단하는 일은 줄어들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진경(進境)이 내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은

내 스스로가 살아온 흔적에 대해 '객관적 달성'보다는 '주관적 지향'

좀 더 많은 무게를 싣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주제넘게 생각해 봅니다.

 

 

 

삶의 무거운 짐을 많이 지고, 또 한편으로는 많이 부리는 과정을 거쳐오면서

내 스스로 성숙해져 온 것이겠지만

사실 최근 일련의 발전(?)은 어느 한 사람의 공헌이 지대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 마음에 발전의 '씨앗'을 뿌려주었고 물을 주어 '나무'로 자라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까지 그 사람에게 '나무'는 커녕 '씨앗'도 제대로 뿌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나의 심경을 축축하고 무거운 곳으로 끌어내리고

마침내 질퍽한 진흙바닥에 나앉게 합니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 실망하거나 공허해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봄도 맞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훈풍 가득한 봄을 보내기 위해서는

방해꾼인 추위란 반격을 무사히 마쳐야 하듯

'관계'란 것도 어느 일방이 아닌

쌍방향의 조화로운 순환이 있어야 비로소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때로 치기어리고 즉자적(卽自的)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최근 습관이 된 반복된 사고방식은 좀 더 나은 '견고한 마음'의 영역으로

저를 인도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일기예보를 말씀드립니다.

우리에게 '봄'이 다시 오고 있습니다. 

 

 

 

   

 

 

 

 

 

 

 

 

과거를 회상한다는 것은 미래를 창백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지난 일들을 떠올리며 그것을 미화하는 일을 자주 하는 사람도 있고,

아직 보내지 않은 현재에서부터 철저하게 '과거'를 지워나가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저와 같이 미화할 능력도, 사전에 미리 청소하는 준비성도 없이

그저 무대책으로 하얗게 과거를 회상하는 이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글을 읽고 생각해 본 뒤 아주 조심스럽게 판단해 봅니다.

그저 방식의 차이일 뿐 과거를 회상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창백한 미래를 제공할 뿐이라는 것임을 말입니다.

과거가 갖는 의미와 필요에 대해 심하게 폄훼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저보다 더 잘 알 것이라 믿습니다.

아주 가끔은 그 회상들이 밝은 미래에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을요.

 

 

 

한편, 고독이 고독만으로도 한 짐일 뿐 무엇을 창조할 수 없듯이

어떤 형태로든 깨어야만 이룰 수 있습니다.

과거도 그러한 대상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삼 년 정도 더 살았다는 사람의 어쭙잖은 충고가 아닙니다.

우리가 같이 계속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 생각되어 쓴 것일 따름입니다.

 

 

 

나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 주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당신의 '지향'에

반한 것입니다.

 

 

이만 각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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