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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 9. 2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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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많은 인연을 맺어왔고 단절되기도 하였으며 많은 인연들이 잊혀지곤 했다, 한편 그중 적지않은 인연들은 '관계'라는 이름의 한 그루 나무로 무럭무럭 자라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무성해짐은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 때로는 밑동을 잘라내는 아픔을 견뎌야 하고, 혹독한 추위도 견뎌내면서 간혹 나타나는 미세한 훈풍에 우리는 관계의 지속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그리고 인연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예찬하고는 한다.

때로는 인연이라고 지칭하기도 어려울만큼의 스침이 있다. 그러나 그 스침이 반복되는 순간을 역시 인연이라 한다면 어제 우연히 다시 만난 꼬마아가씨도 이러한 범주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연이라 주관적으로 명명할 수 있는 순간이 와도 우리가 그것을 오롯이 대할 수 없는 까닭은 언제나 '상처'라는 방해물 때문은 아닐까. 상처란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우리의 유년시절로 돌아간다면 답은 너무도 쉽게 나온다.

가끔 나 자신은 얼마나 상처받고 싶어하지 않는가에 대한 자문을 해본다. 통상적이라 한다면 '인연'을 되도록이면 만들지 않는 것에서 자기보호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 약간 독특한 것이 사소하고 가벼운 인연의 끈에서부터 놓고 싶어하지 않으려 하는 속성이 있다. 이 속성을 어떻게 정의내려야 할 지는 다소 난감하다. 그렇지만 역시 근원적으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함임은 틀림없는 듯 싶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본다. 사소함을 소중히 여기는 나의 모습이 어쩌면 상처받은 누군가에게 그 상처를 더 후벼파는 일련의 행위가 될 지도 모른다고. 그렇다면 '상처는 공유할 수 없다.'라는 나의 평소 지론과도 상반되는 결론이 나온다.

내 감정이 소중하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의 상처를 잘 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침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연과 관계란 것에 대한 모독이나 다를 바 없다. 나는 이것을 '인연과 관계의 모독죄'라고 부르고 싶다. 또 다시 반추해보면 나의 이런 면은 애정이라는 명목으로 누군가와 나 자신이라는 양자 모두를 참으로 용이하게도 범해온 사실도 깨닫게 된다.

당분간 인연과 관계라는 단어를 스스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접근금지'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피고 'zzacnoon'은  상기 입증에 따라 '인연,관계 모독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바, 용어 접근금지 2,400시간에 처한다.        


※ 재범의 소지가 매우 우려되는 바, 추후 더욱 중벌에 처할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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