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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할 순 없는거니?'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 12. 31. 05:53

삶이란 것이 대체로 그러하다는 것을 짐작하고는 있지만 언제나 짐작은 짐작에 그칠 뿐, 퇴행과 진화가 상호교차하는 일상을 달리 막을 도리가 없다. 퇴행 속에는 꽤나 많은 즉흥적이고 단순한 논리들이 작용을 하고 있고, 진화에는 언제나 긴 호흡을 가진다. 그리고 때로는 자발적인 단순함을 의도하기도 하며, 비자발적인 단순함으로 점철되는 일상에 흐뭇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연유는 무엇인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 없다는 인식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싶다.

끝내 이기지도 못할 술을 마시고 사망하게 되는 날에도 자행되는 순간의 유희에도 '나'라는 존재는 퇴행되면서 진화한다. 스스로 너무 옭아매는 일들은 만들지 않았으면 하고 바란다. 조금만 더 길게 평온한 나를 만들어 지켜나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함은 늘 수많은 아쉬움만을 뒤로 하게 된다. 그 아쉬움들은 또 내 앞에 놓여진 많은 날들에 다시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터다.

내게 있어 성숙한 자아를 찾아간다는 것은 늘 어렵기만 한 일이다. 종국에는 그 어떤 도그마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혹여나 허무한 외침에 불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늘 앞서기 때문이다. '인생 뭐 별거 있어'란 흔하디 흔한 자위도 어쩌면 이것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공부란 것을 내 본업으로 삼게 된 이후로 내 삶과 사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런 삶이 일관되게 유지될 테지만은 가끔은 여전히 곤혹스러운 부분들이 돌출될 것이다. 하지만 퇴행과 진화가 공존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퇴행의 행위는 늘 상처만을 남기고, 그 상처가 내게 늘 득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험한 것으로부터 경험하지 못한 것을 추론하는 것은 정당한가(D.Hume)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학문의 영역에서 존재해야 할 것이지 일상의 영역까지 침범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삶' 역시 존재할테니까.

 아래 노래를 반복해 들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어쩌면 의도된 절절함인지도 모르겠다는..."  긴 호흡을 가진 나를 좀 더 자주 그리고 길게 대면했으면 좋겠다. 또한 의도된 절절함으로 내 일상을 채워 나갈 수 있음을 역시나.


Brandi Carlile - Th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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