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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말로'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8. 14. 02:41

앙드레 말로, 김붕구 옮김 - 인간의 조건(La Condition Humaine), (서울: 지만지, 2000)  

1. 71쪽 중단 - 73쪽 상단.

그는 자기 자신의 마음속으로 자꾸만 가라앉아 갔다. 마치 그들이 지금 어두워지는 골목 안으로 들어가듯이. 그 골목길에는 전주(電柱)의 절연체조차 번들거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고뇌에 사로잡혔다. 레코드 일이 다시 생각났다. '남의 소리는 귀로 듣고 자기 소리는 목구멍으로 듣는다.'라고 그렇다, 자기 생명도 목구멍으로 듣는 것이다. 그렇지만 남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우선 고독이 있다. 고독은 수없이 많은 인간들의 배후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마치 희망과 증오로 가득 찬 황량한 이 도시를 뒤덮고 있는 짙고 추악한 어둠 뒤에 보다 커다란 태초의 어둠이 있듯이.


'그러나 '나'라는 존재는 나 자신에 대해서, 내 목구멍에 대해서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일종의 절대적인 긍정이다. 마치광이의 긍정이다. 다른 무엇보다 훨씬 강렬한 긍정이다. 그러나 남들에게 나라는 존재는 결국 내가 행동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메이 한 사람에게만은 기요라는 존재는 그가 해온 행위가 아니었다. 오직 기요에게만은 메이라는 여자는 메이의 과거 이력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애정에 의해서 사람들의 고독을 잊게 해주는 포옹은 결코 인간에게 구원을 베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미치광이에게, 비길 데 없는 괴물에게 구원을 베풀어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그 괴물 말이다. 모든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는 자기가 괴물이며, 저마다 자기 가슴속으로 파고들 때는 헤어릴 수 없는 괴물인 것이다.


기요의 어머니가 죽은 뒤로는 메이만이 그를 '기요 지조르'라는 사람으로 보지 않는 유일한 일심동체의 공모자였다. '완전히 동의를 얻고 정복하고 선택한 공모자',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는 어둠이 유달리 자신과 빈틈없이 조화되는 것처럼 느꼈다. 마치 그의 생각은 이미 밝은 빛과는 어울리지 않게 되어 있다는 듯이.


'세상 사람들은 나의 동지가 아니다. 그들은 나를 주시하는 자들, 나를 판결하는 자들이다. 내 동지는 나를 주시하지 않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다. 어떤 일이 있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다. 같이 죽을 수 있을 만큼 사랑해 주는...... 나는 오직 메이와 함께 -비록 그것이 상처뿐일지라도- 그 사랑을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죽을지도 모르는 병든 자식을 지키고 앉아 있는 부모들처럼......'


그것은 결코 행복은 아니다. 그것은 어둠과 일치하는 점이 있는 원초적인 것이다. 그것이 그의 육체 속에 뜨거운 그 무엇을 불끈 치솟게 했다. 이 뜨거운 것은 언제나 뺨에 뺨을 대는, 움직이지 않는 포옹 속에서 끝나곤 했다. 오직 그것만이 자기 속에 들어 있는 것이며, 그것만이 죽음에 견줄 만큼 강렬한 것이다.


지붕 위에는 벌써 자기 부서에 자리잡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였다.  



2.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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