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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다짐'에 해당되는 글 1건
2012. 1. 7. 03:15
1.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적 조건에 더 이상 번민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이 사실이다. 본질적으로는 어떤 것도 나를 혹은 내 삶을 종속시킬 수는 없다.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것도 사실이며, 부는 바람에 때로 흔들렸던 것도 부정하진 않는다. 단 하나의 예외조항이 있다면 그건 '자발적 종속'이다. 앞으로도 학력이 한 단계 높아지고, 지식이 아무리 쌓여간다 해도 나는 고상한 척 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또 언행이 부박한 사람도 아니었음은 자부한다. 그저 내가 아끼고, 나를 아껴주는 몇몇의 사람들과 '대화로 산을 쌓아가며 투박한 생활의 정을 나누는 정도'가 내가 꿈꾸는 가장 인간적인 가치일 뿐이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그런 내 삶의 소소한 부분들이 사회적 역할까지 발휘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거니 하는 정도다. 내가 이처럼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우리'이다. 내 블로그명도 그런 차원에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러나 사고의 차이에서 공교롭게도 오인까지 발생하기 때문에 수많은 '나'들이 '우리'로 발전하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내가 공부를 하고 그 안에서 좌초를 하는 때가 와도, 늘 씨익~하고 썩소 한 번 날려줄 수 있는 것도 그에 대한 열망이 아직은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험론 철학을 완성한 계몽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나는 좁은 강어귀를 지나며 많은 여울에 부딪히면서 가까스로 난파를 모면하고 나서도, 여전히 비바람에 시달려 물이 새는 똑같은 배를 타고 무모하게 바다로 나아가려는 사람과 같다. 심지어 이 사람은 이러한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지구를 횡단해보겠다는 드넓은 야심을 지니고 있다."  멋진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라는 자각이 누락되어 있다. 내 개인적인 경험만 반추하더라도 열망이 주는 위대한 힘을 자각하게 된다. 허나 이 열망 속에 오욕칠정의 괴로움이 어김없이 자리할 것이다. 나는 타인에 대한 나의 피상적인 이해에서 비롯되는 오해를 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가급적이면 그네의 이면을 보고자 한다. 물론 타인도 나에 대해 그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 역시 감추지는 못하겠다. 쓰다 보니 어려운 말을 이어가며 어느새 고상한 척 하는 부류가 되어 버렸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까지 쓴 열 몇 줄의 문장은 사실 한 두줄로 얼마든 압축해 말할 수 있었다. 나는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한 설명을 언젠가 할 기회가 있으리라 믿는다. 이 곳에 마실 오는 몇몇 지인들도 그 때는 내 단절되고 불온한 새해다짐을 이해할 것이다.         


2. 지난 일 년간 스스로 알바라고 폄훼하였던 상해제2공업대학 한국어과 강의가 다음 주 수요일 두 과목의 시험만 치르면 끝이 난다. 그렇게 알바라고 불렀던 것이 못내 정이 드는 것이 싫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는 내가 첫 외국인 교수라 신기했었을 것이다. 난 한국에서 강의경력이 1년 있었지만, 중국인을 대상으로 가르쳤던 것이 처음이라 신기했다. 그렇게 어설프게 우리의 관계는 시작되었고, 이렇게 끝이 난다. 물론 한 학기가 지나 내가 다시 2공대에 강의를 나가게 된다면 1,2학년 학생들은 한 학년 진급한 채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다만 아래 사진 속에 등장하는 가장 정이 많이 들었던 3학년 학생들은 졸업 때문에 다시 보진 못할 것이다. 이 중 절반 조금 안 되는 인원이 3월에 한림대학교로 연수를 가게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학생들은 실습(인턴)들을 나가게 될 것이다. 아직 어린 나이에 사회에 진출한다는 것이 나로서는 좀 애달프다. 수업시간에 떠들고 공부는 안해도 내 말을 잘 경청해주던 그들이 그리울 것이다. 아래 사진 속 엽서에 멘트가 등장할테지만, 내 중국어 실력 증진 3분의 1은 그들의 덕이다. 그들의 한국어보다는 내 중국어가 더 늘은 것 같으니... 어제 같이 사진을 찍고 돌아오면서 내가 그들을 어느덧 사랑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사랑은 언제나 한 걸음 늦다.  당분간 내 일상도 팍팍하기에 만나긴 힘들겠지만,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 기회란 단어는 단순히 찾는 것이 아닌 실천을 전제로 한다. 그들의 청춘에 지지를 보낸다.

추억자료: 2012년 1월 4일 수요일 함께 찍은 사진과 학생들이 내게 준 고마운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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