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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5. 12:59
어제 수업부터는 마지막에 매주 짧은 몇 문장으로 그네들에게 화두를 던져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일종의 삶에 관한 코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가면서 한 학생과 진로와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일방적 이야기를 해주다시피 하곤 헤어졌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눈을 감았다가 내 의식 속에서 들려온 것은 먹먹함 그 자체였다. 낙관도 비관도 하지 말라 외치기 시작했지만 내가 그네들에게 해주는 말들은 결국 담배연기처럼 한 줌 연기로 날아갈 그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인생 선배로, 또 선생으로도 아무런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없는 한계와 해결할 수 없는 모순 탓에 흔히들 '다 사기치는 거지'란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유구무언의 세월이 시작되었고 그것이 언제까지 나를 끝없는 나락으로 몰아갈지 모르겠지만 단 하나의 진실만 살아 있다 한다면 그래도 이 무구유언의 당위성은 여전히 유효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