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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따먹기게임'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 8. 2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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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즐겨하던 게임이란 것들이

지역마다 그 게임의 명칭이나 방식이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어렸을 적  우리가 자주 즐기던 게임  가운데 '땅따먹기 게임'이란 것이 있었다.

 

우선 커다란 사각형의 미개발 땅을 만든 뒤

각자 선택에 따라 위치를 정하고  손바닥 크기를 재어 자신의 땅을 분배받아

가위바위보로 돌을 튕기면서 미지의 세계로 진출하여 세 번 안에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자신의 땅으로 만들 수 있는 게임으로 기억한다.

 

철이 없었을 때는 이 게임이 친구들과 참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이 게임만큼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도 없는 듯 싶다.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보면 각자의 손바닥 크기가 분명 다름에 따라 처음 갖게 되는 땅의 크기,

돌을 튕기는 적절한 노하우만 있으면 얼마든 많은 땅을 차지할 수 있는 게임 방식,

이를 두고 혹자들은 자본의 속성을 이 게임만큼 잘 보여주는 것이 없다고도 이야기하고는 한다.

 

최대한 공정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게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가정한다면

모든 당사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원칙과 방법을 게임 참여자들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그 논의결과를

게임방식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느냐가 어떠한 게임참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흥미를 높여줄 것임이 틀림없다.

 

훌륭한 원칙과 틀이 잡혀있는 것과 더불어  게임과정에서는 합의과정 도출방식도 중요하다.

땅따먹기 게임에서는 곧잘 작은 돌맹이가 선을 넘어갔느냐 말았느냐로

갑론을박하며 게임이 중단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물론 땅따먹기 게임 자체로는 그 갑론을박도 흥미유발 요인 중 하나이겠지만....)

우리는 삶을 살면서 이 선을 넘었느냐 말았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그 중에서는 의미있는 시간도 존재하지만 대체로 무의미한 쓸모없이 낭비되는 시간이 대부분일테다.

그리고 대부분 그 책임을 게임에 같이 참여한 상대방에게 돌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자.

그 책임이라는 것을 나와 상대방에게 얼마나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만약에 합의과정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 한다면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구조' 에서부터 출발이 잘못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곧잘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부터 다시'라는 구호를 외친다.

스스로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할 때 혹은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이 말을 애용하고는 하는데

정작 다른 사람과의 인간관계에선 이 말을 쓰지 않는다.

 

한편 어렸을 적 우리는 땅따먹기 게임 방식의 문제로 인해 게임 도중  서로 다툰다 하더라도

다음 날이 되면 모든 것을 깔끔히 잊고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시작하고는 한다.

저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게임의 상대방만 바꾸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성인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을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처음부터, 그리고 어렸을 때로,

또한 땅따먹기가 목적이 아닌 게임 자체가 목적이었던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참된  관계를 쌓는다는 것은 사실 별게 아닌 듯 싶다.

정해놓은 금을 넘었느냐 말았느냐로 다투고

혹은 금을 넘지 않기 위해 애를 쓰기 보다는

한 번쯤은 상대와 나를 위해 금을 과감히 의도적으로 넘기는 일도 필수적일 것이다.

금은 넘어가라고 있는 것이다.

 

자아~ 맞춰 봐...

금을 넘어간 돌멩이는 네 돌맹이인가? 내 돌멩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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