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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8. 2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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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장악하고 있다.

야외활동의 결핍으로 약간의 편두통이라는 부작용이 생겼지만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면서 작지만 커다란 일관성을 경작하고 있다.

 

사랑이 도트(.)이고 라인(line)이고 스페이스(space)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이냐고 지난 겨울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무한하게 채워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던

스페이스를 선택했었다.

 

그런 뒤 세월이 흘렀다.

어느덧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편한 나이가 되어 버렸고

이제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도 아는 영악함도 생겼다.

 

나는 스페이스를 얼마나 아기자기하게 꾸미면서 살아왔을까 자문해 본다.

공간 속에는 어떤 것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들...

 

그러나 아직은 슬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랑을 해왔던 것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간들은 일방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선택한 결코 데데하지 않은 관계의 방점임도 알게 되었다.

 

또 한 가지의 작지만 즐거운 발견은

스페이스 안에서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 

여행은 순조롭지 않지만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다음 역에서 승차할 누군가를 기대한다는 것은

나와 너가 아닌 우리에 방점을 찍는다는 것은

아직 무모하지 않고 아프지 않은 추억이고 희망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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