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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평가'에 해당되는 글 1건
2008. 7. 15. 20:41

첫 학기를 마치면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였는지 알고 싶었기에 과목취지에 벗어나는 일이란 걸 뻔히 알면서 서술형 '강의평가'를 기말고사의 한 문제로 출제하였다. 솔직히 털어놓자면 읽으면서 대학 4학년이라 하기에 수없이 틀리는 맞춤법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장이 꽤나 많아 눈에 거슬렸다. 하지만 솔직하고 자유롭게 기술하라 요구했기에 내겐 더할나위없이 소중한 답변들이었다.


 아래 요약글에 강의평가 전문을 옮기느라 5시간 조금 넘게 워드를 치면서 다시금 내렸던 결론은  첫 학기 정규 전공수업이라는 것과 내 전공에서 다소 벗어나는 생소할 수 밖에 없는 과목이라는 점을 충분히 감안한다 하더라도 일단 '실패한 수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학생들의 강의평가 내용 중 '좋다'라는 의견이 반을 차지하지만 실명으로 기재했기에 나로서는 50%는 감해서 접수해야 하는 것일테고, 게다가 그 '좋다'의 의미는 수업 외적인 측면에 대한 선호가 분명하였다. (가장 컸던것이 물론 천문대로 별보러 갔다가 삼겹살 먹었던 것이니..) 그러니 수업내용만 놓고 봤을 때는 한 마디로 내용이 별로 없는 수업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요즘 유행하는 유사하지 못한 표현으로 '소통에는 성공하였으되, 경제발전은 이룩하지 못한 대통령'이었다라고 하면 이해가 좀 더 쉽지 않을까 싶다.


첫학기 강의라 중간중간 일관성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고, 생소함은 나 역시 느꼈던 부분이라 여기저기에서 혼선이 빚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일정부분 학생들의 입맛에 가급적 맞춰주려 했던 것이 오히려 '실패'를 부른 원인이기도 한 듯 싶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학생들이 좀 더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면 거기에 상응하는 행위를 할까 싶었다. 그것이 강의를 하는 사람에 대한 학생들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일텐데 사실 학생들은 내 본래의 의도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물론 표현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에 부합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반문이 나올 수 있겠지만...어쨌든 수업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은 내게로 돌아와야 하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시적으로 지적된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 잠시 언급하자면(학생들을 비판하고자 함이 절대 아니니 오해말라)

첫째, 조별발표 문제 :

조별발표의 취지는 어느 정도의 수준과 선에서 구성원들간의 합의과정을 경험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돕는 그런 이상적인 형태를 선생입장에서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에 반해 결과적으로 '나만 손해본다'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것은 역시 조별발표는 쉽지 않은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하면 개인간의 갈등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를 통해 깨달았으면 했는데 역시나 쉬운 문제는 아니다.


둘째, 시를 외우거나 중국과 관련이 없는 영화를 봤던 문제 :

어린 학생들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참으로 이중적이다'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내 원래의 의도는 학생들이 스스로 발표에 대한 중압감과 또 과제에 대한 어려움을 위로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보상책이 영화감상이었다. 인터넷과 중국어라는 과목 취지를 살리자면 엄밀히 '영화를 보면 안된다'라는 얘기가 평가에서 나왔어야 적확한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은 영화 보면서 1주의 수업을 편한 마음으로 보내는 것은 좋은데 중국영화가 아니라서 문제였다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모순된 언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기말고사를 마음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라 해서 그런 차원에서 삶에 대한 관조가 가능한 詩를 선택했었는데 결과는 역시 영화선택과 유사한 모순된 반응이 나온 것이다.


셋째, 자유로운 분위기는 좋았지만 수업과 관련이 없는 인터넷을 하며 수업이 다소 산만해졌다는 문제 :

만약 처음에 어떤 통제의 수단을 가했더라면 절대 수업의 분위기는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학생들이 무엇을 하든지 학생 스스로의 자율규제를 원했다. (2MB정부의 엉터리 쇠고기 민간자율규제 따위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ㅡ.ㅡ) 그랬기에 발표수업 중간중간 인터넷 아이쇼핑을 한다든가, 싸이를 한다던가, 뉴스를 본다던가 해도 '재미있어?'라고 하며 넘어가곤 했던 것이다. 운용과정에 있어 학생들로 하여금 집중이 되지 않도록 한 점은 100% 나의 책임으로 돌려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학생들 역시 자신의 발표를 성심껏 들어주길 원하면서 타인의 발표시 여지없이 딴짓을 한다는 것은 역시 참여형 수업에 저해가 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글을 올리는 목적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또 객관적인 반성을 통해 다음 강의에 반영하겠다는 내 의지, 학생들에게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강의평가를 했을까를 보면서 수업전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유와 기회제공, 선생으로서 학생들의 세부적인 평가의 일부분에서 나타나는 모순에 대한 건전한 비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학기 강의를 통해 생긴 '우리의 友誼'를 위해서이다.


글이란 것이 때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독하게 하는 경우가 꽤나 많아 요즘은 글쓰기도 망설여진다. 요컨대 스스로의 변명과 학생들에 대한 비판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 마지막을 함께 정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차원임을 다시금 밝히며 강의평가 전문을 타이핑하여 아래 파란색으로 된 요약글에 옮기니(클릭하면 내용을 볼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바란다.


그밖에 실수하고 무심했던 부분들 모두,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라는 표현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매진하겠다.


참고로, 숫자 1~15번까지는 주간반의 강의평가이고, 16번~37번까지는 야간반의 강의평가를 정리한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맞춤법이나 표현은 수정하지 않고 원문 그대로 올렸음을 밝혀둔다. 그리고 현재 각 강의평가에 대한 짧은 코멘트를 달고 있는 중이니 코멘트가 달려있지 않은 사람은 아직 내가 미처 달지 못한 것이니 널리 양해해주라. 추후에 오타나 맞춤법을 수정해 줄 시간이 있다면 빨간색으로 수정하여 업데이트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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