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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스페이스공감'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2. 19. 02:03

오늘은 다른 분의 배려로 3월 방송 예정인 EBS스페이스공감의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에 다녀왔다. 기존에 싸구려커피에 담겨졌던 3곡, 공연에서만 보였던 6곡, 새롭게 담기게 되는 4곡을 합쳐 이번 달 27일 1집을 드디어 발매한다고 한다. 마침 공연을 보고 집에 와 메일을 확인하던 차에 향뮤직에서 예약음반으로 판매한다는 메일을 보고 바로 구매를 했다.

공연은 말할 것 없이 즐겁고 좋았다. 그 밖에 150석의 작은 규모와 관객의 3분2가 넘는 훈훈한 젊은 여성관객들은 웬만하면 강남 진출하기 싫어하는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뭐 음악이야 지금이야 공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또 발매되면 화제가 될 터이니 곧 꽤나 많이 듣게 될테니 걱정 마시라.

오늘은 다름 아니라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보며 들었던 그들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간략하게 얘기해 보려고 한다. 뭐 오늘 왕래하는 박양님의 블로그에서 언급한 어설픈 사회과학적 Justice가 될 수도 있겠다. 앨범발매 공연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EBS출연이라 장기하 군이 세 번에 걸쳐 '보안유지'를 언급하였으나, 뭐 음악에 대한 평가보다는 사회적 의미에 중점을 둘 생각이니 배신 때렸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리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출처: 인터넷 어딘가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인적구성: 양쪽 좌우 이름을 알 수 없는 객원댄서 미미시스터즈,
좌측부터 이민기(기타), 정중엽(베이스), 김현호(드럼/봉고), 장기하(보컬/기타/스네어드럼/댄스)


 장기하와 얼굴들은(이하 장기하) 작년 여름 경부터 싸구려커피를 필두로 매우 개성있는 음악으로 인디에서 주류를 넘나드는 인기를 얻었다. 아마도 브로콜리너마저의 인기를 이미 넘어섰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런 인기 비결에는 독특한 가사, 랩과 정확한 발음의 결합, 19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멜로디, 고고를 생각나게 하는 무표정과 알 수 없는 국적의 댄시스트 미미시스터즈가 복합적으로 얽힌 까닭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특히 나는 여기에서 복고적인 요소를 꼽고 싶은데 이것은 현재의 시대상과 깊이 맞물려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과거로의 회귀는 사람들로 하여금 흔히 '추억'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이런 감상을 가진 음악은 사람들의 폐부 깊숙히 찔러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최근 반복되는 가사와 리듬이 주류에서 인기를 얻는 근거로 나는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개인들의 삶의 복잡성을 들고 싶다. 거미줄처럼 얽혀만 가는 사회풍조 속에서 정서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은 좀 더 단순화 된 버전의 '문화'를 대중들이 스스로 요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는 매우 우려되는 현실이다. 소녀시대의 GeeGeeGee는 이런 점에서 많은 부분을 대변해 준다 할 수 있다.

지나친 해석일 수도 있지만 장기하는 이런 사회적 시스템의 빈 공백을 여지없이 꿰뚫은 뮤지션일 수도 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장기하 음악들의 가사 역시 이런 점을 최대한 활용한 측면이 강하다. 도입에서 이야기했던 1집에 담길 곡들이 전반적으로 흔하디 흔한 '사랑'에 대한 타령이 없고,(물론 이번에 3곡 정도는 사랑의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대체적으로 한국 사회에 수없이 조성된 이기적 개인들을 위무하는 가사들이 위주이다. 이는 여러 면에서 그들 자신에게 플러스 요인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EP와 최근 잦은 공중파 출연에 힘입어 1집의 히트는 이미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허나 이후 그들의 행보 역시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의도된 전략의 여부에 관계없이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조건들은 이제 충분히 갖췄지만, 향후에는 결국 음악성으로 승부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레이블이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책을 구하기 보다는 일관성있는 음악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발전이란 것은 언제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지속가능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그들의 표현을 보니 문득 지속발전을 추구한다는 중국이 오버랩된다. 한국의 인디음악이나 중국이나 모두 참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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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오늘 들었던 노래 가운데 1집 앨범명이기도 한 '별일 없이 산다'가 가장 귀에 쉽게 꽂혔는데 1집 최대히트곡은 아마도 이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밖에 '멱살 한번 잡히십시다'와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도 인기를 얻지 않을까 싶다. 결국 쓰고 보니 내용없는 글을 쓰고 만 것 같다. 이명박정부에서 1년을 살다보니 이제는 개인적으로 쓰는 글까지 내용이 없어지려 한다. 때문에 창조적이고 유연하지 못한 나는 이 정권에 필히 필요한 핵심인재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날 청와대로 입성시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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