復旦大學 生活과 工夫

영악한 인간들에 대해...

비디아 2013. 6. 27. 17:04
살면서 여러사람을 새로 만나 사귀게 되는데, 왜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새로 사람 사귀기 어렵다고 토로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유학생활 첫 일 년은 한국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지 않아서 나름 편하고 좋았는데, 기숙사로 들어오면서 알게 된 한국사람들과는 관계가 삐걱대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내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평소 몇 번 사람 겪어보고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주의여서, 인내하고 두고 보는 타입이었는데 그런 것들이 나 자신을 너무 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일련의 접촉을 통해서 드는 내 생각과 느낌을 인정하고 믿기로 했다. 진정성이란 것도 아무한테나 보여줄 것이 아니다. 사람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다고 모두가 애정으로 답하지 않는다. 물론 무엇인가를 바라고 먼저 그런 행동을 했던 적은 없다. 연장자로서 가할 수 있는 압박을 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 만큼, 연장자에 대한 대접을 바란 적도 없다.

다만 내게 애정을 주진 않을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어떤 마지노선이란 걸 지켜줬으면 했다. 적당히 나를 이용해 무언가를 취하려는 영악한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대하고 지켜보는 게 요즘은 너무나 힘겨운 일이다. 게다가 내가 그런 것에 속아 넘어갈 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더 답답하다. 그들이 살아온 자취와 흔적을 오롯이 인정해 주고 그들의 발언권을 위해 얼마든 싸워줄 수는 있지만, 더는 그런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고, 뭔가 장점을 발견하려고 애써 노력하는 일은 삼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