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지금도 알지 못하는 것들

비디아 2013. 6. 25. 07:14

나이가 들면 자신만의 세계가 더욱 짙어짐으로써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이제 꽤 많은 것을 알고 있노라 
자부하게 된다. 이것은
모두 각자의 경험치에 근거하게 되는데...

나 역시 대외적인 레토릭에서는 이런 경향을 따르는
경로의존성을 보이고 있지만
솔직히 더 불확실해지는 것 같다.
입으로는 확실하다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불확실함의 다른 표현인 경우가 더 많다.

사물의 이치나 세상 일 돌아가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에 대해서는 더욱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해 
"당신은 이러이러한 것 같아."
혹은 명확하게 규정을 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난 참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것은 절반은 부러움이기도 하고,
절반은 의아함이기도 하다.

어찌 저렇게 상대방에 대해 파악을 잘 하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누군가 '그 친구는 어때'라고 물었을 때 
난 바로 뭐라고 답하지 못하고 얼버무릴 때가 더 많았다.

가까이 두고 십 수년을 지켜본 사람이라 해도
난 그 사람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못한다.
대체로 뭉뚱그려 표현하는 편이다.
"괜찮은 거 같아. 착한 거 같아.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아."
등등의 모호한 표현들.
이는 관찰력의 부재인지,
아니면 표현력의 천박함인지 난 도대체 알 수 없다.

세상 일에는 점차 투명해진다는 확신이 어느 정도 들지만
역으로 사람에 대한 판단은 불투명성만이 오도카니 자리하게 된다. 

이것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작년에 이 맘때 어디선가 썼던 글인데, 저장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