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아 2012. 3. 20. 17:00
지난 6일 지도교수와 만나 논문방향에 대한 협의를 긍정적으로 마친 뒤, 자체적으로 2주 좀 안 되게 방학을 가졌다. 여러가지로 생각을 만져야 할 것들이 있어서였는데, 때문에 딱히 볼 일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에서 거의 나가지 않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번 학기 공식적인 출타계획은 하나 남은 화요일 오전 수업 하나이다. 원래 저녁수업을 신청해 2주 듣다가 지난 주 수강과목을 변경한 것이다. 요즘 밤낮이 너무 심하게 전도되어 수업 나가는데 애로사항이 좀 있는데 월요일 수면시간을 좀 줄이던가, 아니면 되도록이면 다시 늦어도 10시~11시 즈음에 하루를 시작하는 형태로 다시 노력을 해보던가 할 참이다. 늦은 밤이라는 시간이 주는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적당히 조절하면 되겠지. 한 가지 기다리고 있는 게 있는데 결과가 나오면 생활을 좀 더 확실하게 굴릴 수 있을 것 같다.

학위논문 제목은 그대로이고, 방향은 power, autholoty, influence를 결합한 형태와 사회적 구성주의의 틀로 가기로 했다. 이것을 활용하여 쓰겠다고 했더니 지도교수도 나름 참신하다(?) 생각했는지 꽤 흥미있어 하는 눈치였다. 사실 선생 만나기 며칠 전만 해도 뭘 들고 가야 하나 꽤나 고민스러웠는데, 만나기 3일 전이던가 한 밤중에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였다. 현재의 사고 수준에서는 나쁘지 않은 소스이고, 앞으로 다루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여튼 카이티 하는 과정에서 살짝 탈선했던 라오반과의 관계는 한동안 순탄대로를 달릴 듯 싶다. 단 시시콜콜 간섭만 심하게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리고 기간은 논문의 적정 질과 여러 현실적 상황을 감안해서 한 학기 연장한 내년 하반기 졸업을 얘기했는데, 지도교수는 지난 겨울에 이어 상반기 졸업을 다시 고집한다. 뭐 늦출수록 더 늦어지는 법이니 그런 마음가짐으로 쓰라는 얘기인 것 같다. 앞으로 품질과 속도를 조화시키면서, 결코 4년을 향해서 가지는 않으리라는 각오로 임해야 할 듯 싶다. 아래 <더보기>는 지도교수 보여줬던 공식적 내용은 아닌데, 지도교수 만나기로 해놓고 시간 남아 문과도서관에서 잠깐 시간 때울 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대충 잠깐 메모했던 내용이다. 아마 후기나 서문에 조금씩 섞어 사용할 것 같다. 메모 내용은 좀 두리뭉실해서 보면 뭐 할려고 하나 싶을텐데 그래도 대강 이해는 할 듯 싶다.
논문의 본격적인 시작은 4월 10일 졸업시험 이후로 미뤄두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이 시험준비를 좀 하며 보낼 생각이다. 한참이나 짧은 영어와 중국어 작문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다소 걱정인데 뭐 어찌 되겠지. 다른 과는 이런 시험 자체가 없는데 왜 우리 학원만 이런 게 있냐고... 
어젯밤에는 졸업하는 데 요구하는 논문 3편 가운데 2편을 좀 줄여서 다듬었다. 최종교정을 친구한테 좀 봐달라고 메일로 보내놓은 상태다. 주위에서 소개받은 한 곳에 투고하려고 하는데 그나마 돈 주고 싣는 곳에서는 저렴하다고 소문도 났고, 중문 4,000자 이내(600위안?)로 줄여서 2편을 실으려고 하는데 나온 걸 봤더니 아무리 돈 주고 탑재하는 곳이라 해도 조금 너무한다 싶더라. 가난한 학생들 의욕대로 실으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하고, 돈을 좀 아끼려면 각주나 참고문헌, 그리고 기존에 썼던 내용들까지 다 쳐내야 하는 시스템이라 그냥 이번엔 한 편만 낼까 생각도 하고 있다. 이걸 학술논문이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여기 문화가 그렇고 정작 하는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좀 덜하니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도 아니면 아직 시간이 있으니 두 편은 학위논문 쓰면서 나오는 것들을 활용해서 내고, 또 기회가 닿으면 게재료도 안 내고 좀 수준되는 곳에 한 편 정도는 올리고 싶은 열망은 있다.

날이 다소 풀리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운동은 엄두낼 수는 없고, 실내가 여전히 쌀쌀해서 책을 읽던가 작업을 할 때는 에어컨을 줄기차게 틀어놓고 있다. 담배는 그동안 점차적으로 절반 이하로 감연해 왔는데, 최근 방학을 가지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아직까진 담배라도 안 피우면 무슨 낙이 있을까 싶은 미련을 못 버리는 것도 잘못이다.  그나마 조절하는 것에 꽤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소득인데, 좀 더 추이를 지켜보며 더 노력해야 할 듯 싶다. 얼마간 쉬면서 내 블로그 링크를 제외한 바깥세상의 블로그들을 우연히 유람할 기회가 있었는데 꽤 괜찮았다. 전문성과 심도있는 포스트들을 본다는 건 유익한 일이다. 사실 이 블로그는 당초 전문성보다는 대중성을 표방하고 있고, 아울러 제목처럼 관계지향적이고 소통의 역할을 담당하고 싶었는데 그 취지는 많이 퇴색했다. 오히려 공개된 일기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고, 복단대 대학원 유학정보의 요람이 될 가능성은 급속도로 커진 것 같다. 블로그란 매체에 애정은 참 많지만, 그렇다고 블로그를 좀 더 키우고 싶은 욕심은 또 없으니까 걍 이렇게 소소하게 지내는 것에 만족한다. 뭐 기실 대단한 블로그를 만들 번뜩이는 깜냥도 되지 않고... 요즘 대화를 나눌 사람이 거의 없어서 대신 여기에 쏟아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