復旦大學 生活과 工夫
Adieu! 2012...
비디아
2011. 12. 31. 23:58
정확히 1년 전 "다시는 소망하지 않기로 하며 창을 닫았었다." 그러나 나는 끊임없이 소망했다. 인간사에서 송년과 새해맞이처럼 모순적인 것도 없을테다. 사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음에도 고작 별거 아닌 숫자에 우리는 너무나 민감하다. 모두 생성에 대한 환상과 소멸에 대한 공포에서 파생되는 것일테지만... '새해가 뭐 별거야'라며 제 아무리 쿨한 척 한다 해도 사회 안에서 똬리를 틀고 살아가는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다. 2011년의 내 삶은 2010년과 마찬가지로 비루했다. 2009년에도 그랬고, 2008년에도, 그 전에도 계속 그랬다. 시간을 보니 한국은 이제 2012년을 12분 전이라는 숫자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이 곳은 1시간 12분에 기대고 있을 것이다. 좀 있다 몇몇 사람들이 내 방에 모이긴 할 것 같은데 맥주 한 모금이 마시고 싶어서 매점에서 맥주 두 병을 먼저 사서 홀짝이고 있는 중이다. 왠지 맥주 두 잔에 벌써 불콰해지는 느낌이다. 2012년도 역시 제 아무리 용을 쓴다 해도 비루하고 남루함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이 비루함과 남루함마저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내 생을 용기있게 마주 대할 수 있을까.
너에게
마음은 바람보다 쉽게 흐른다.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지다가
어느새 나는 네 심장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
최승자, 『이 時代의 사랑 』, 문학과지성사, 1981.
너에게
마음은 바람보다 쉽게 흐른다.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지다가
어느새 나는 네 심장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죽지 않는 태풍의 눈이 되고 싶다.
최승자, 『이 時代의 사랑 』, 문학과지성사,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