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맺는 휴가 (2007/08/19 01:09... at naver)
10일간의 달콤한 휴가가 끝나간다. 휴가 기간 다른 사람들처럼 야외로 시원하게 놀러간 바도 없고 외출이라고야 고작 목요일 영화, 연극 관람과 금요일 중국어 학원 수업과 서점 방문 이외에는 내내 시퍼런 폭음을 자랑하는 집에서 땀만 흘리며 기거하였지만, 예의 열매맺는 휴가라 아니할 수 없다.
일상에서는 줄기차게 할 수 없었던 나와 내 주변의 사람에 대한 생각들을 연계성 있게 생각의 틀을 잡아 나갔고 일관성을 놓치지 않는 일군의 벼리를 엮어 내었다. 조금은 더 진중해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 뭐 그렇다.
한편 생활과 학업 방면의 나태함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돋아났다. 올해 남은 기간동안은 생각했던대로 앞으로 한 달간은 순수문학 서적 을 우선 정리하고, 다음 남은 기간동안 서양철학사와 현대과학철학의 기틀을 세우도록 할 생각이다. 내년에도 물론 이런 패턴으로 순수문학과 전공연계 분과학문의 틀을 잡아나가는 독서를 할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독서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늘 마음의 위로가 되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누군가와의 경쟁을 통해 부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산물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내 자신과의 경쟁에서 얻게 되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여타 방면으로는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hsk학원을 충실히 수강해서 다시 자격증을 필히 취득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이고, 내년에는 첫 학술논문을 집필해볼까 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밥벌이하는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것도 녹을 먹는 처지에서는 당연한 일이 될테고 건강을 돌보면서 또 아직 여물지 않은 성품을 다듬는 일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터다.
남석이 블로그의 대문 문구가 문득 생각난다. 왕가위의 "춘광서설"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한 마디... '從頭開始'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 화이팅....
여러분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