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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 23:30

일상을 에워싼 복잡한 개인사가 이어지는 와중에 한파가 몰아닥쳤다. 12월 1일, 눈과 함께 찾아온 추위를 뚫고 야간 강의실에 들어갔다. 지난 수업에서 발표하지 못한 4명의 학우가 발표가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고 쉬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부터 시험 범위에서 제외한 '현대중국경제' 분야를 강의해야 한다. 2주간의 짧은 시간으로 말미암아 핵심만 짚어주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몇몇 키워드를 칠판에 판서한 뒤 설명했다. PPT를 활용한 강의도 이어졌다. 



발표시간에 발표자 이외에 관심을 가지는 학우는 별로 없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학생, 넋놓는 학생, 자기 할 일 하면서 때때로 힐끔 발표자나 화면을 쳐다보는 학생, 나는 발표자의 지루한 발표(?)를 들으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관찰하며 생각한다. 내 수업은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다행히 발표하는 학생보다는 준비를 더 하고 경험이 더 있어서인지 학생들의 발표 때보다는 내 수업의 집중도가 높다. 그래도 관심 없는 사람은 여전하다.



수업을 끝내고 나오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알량한 처지 또는 상황과 관계없이 어느덧 일정한 '영향력'이란 것을 내가 가지게 됐구나.' 비록 시간강사의 신분으로 하는 강의라고 하더라도 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존재일 수밖에 없고 어찌 보면 덧없는 내 이야기를 듣는 몇몇 학생들도 있다. 이제 밤이 깊었고, 2014년의 12월도 시작됐다. 3주 후 나는 학생들에게 한 학기에 예닐곱 명의 선생 가운데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잊힐 것이다. 나도 이 학생들을 기억하고 잊을 것이다. 



이제 헤어지고 나면 매서운 추위 속에서 저마다 추위를 견뎌내며 봄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왠지 올겨울은 상당히 추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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